변협, 변리사에게 ‘비밀 유지권’ 법 개정 반대… “대기업 기술 탈취 합법화”
||2026.04.17
||2026.04.17
대한변호사협회는 변리사에게 ‘비밀 유지권’을 부여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변협은 17일 김정욱 협회장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변리사법 개정안은 대한민국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대기업의 기술 탈취 행위에 합법적인 ‘증거 은닉 방패’를 제공하는 독소 입법”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변리사법 개정안은 지난달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변협은 변리사 비밀 유지권에 대해 “변리사와 의뢰인이 주고받은 상담 내용이나 관련 자료를 법원이나 수사기관 등에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라고 설명했다.
표면적인 도입 이유는 ‘기업 기술 보호’이지만, 실제로는 기술 분쟁이 벌어지면 핵심 증거를 기업이 합법적으로 감출 수 있게 한다는 게 변협 주장이다.
변협은 변리사에게 비밀 유지권이 부여되면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는 과정에서 변리사와 주고받은 탈취 기획안이나 도용 정황을 담은 각종 내부 문건 등이 ‘비밀 상담 자료’라는 명목으로 합법적인 은닉 대상이 된다고 했다.
이어 “개정안은 비공개 범위를 수사와 조사 단계까지 확장했다”면서 “경찰 및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정당한 조사를 무력화하여 실체적 진실 규명을 가로막는 심각한 사법 정의 훼손 행위”라고 했다.
변협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고도 이를 은닉할 수 있도록 돕는 ‘을(乙) 죽이기 법’”이라면서 “중소기업을 사지로 내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증거 비대칭 해소를 위해 도입 논의 중인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Discovery, 증거개시제도)를 무력화해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권리 구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이라면서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소송 환경을 조성할 뿐”이라고 했다.
변호사들은 지난 2월 20일 시행된 개정 변호사법으로 비밀 유지권을 갖게 됐다. 변협은 “비밀 유지권은 형사 절차에서 국가 권력으로부터 국민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상 제도”라며 “형사 사건 수행 권한이 없는 변리사에게 부여하는 것은 제도의 본질을 왜곡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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