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막아야”… 트럼프에 로비 나선 美 석유 재벌들
||2026.04.17
||2026.04.17
미국 석유 업계 거물들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를 막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석유 업계 고위 관계자들은 향후 평화 협정 과정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있다.
현재 이란은 해협 통과 선박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전쟁이 종료된 이후에도 이를 제도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앞서 이란 의회가 에너지와 식량 등을 운송하는 국가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이란 반관영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질적인 징수 조치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해 선박 통행료 수익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이란 고위급 관료들 사이에서 내홍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이란이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사실상 통행이 중단됐다. 이란의 위협으로 해상 보험료가 급등했고, 해운사들은 해당 구간을 우회하면서 운송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석유 업계가 이 같은 조치에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해협 통제권이 이란에 남을 경우 신정일치 체제를 강화시키고 석유 산업에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중국 등 다른 국가들도 유사한 해상 통행세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최대 석유 로비 단체인 미국석유협회(API)는 “이 같은 글로벌 병목 지점에서의 통행료 부과는 국제 수로에 대한 우려스러운 선례를 남기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석유업계 거물 스콧 셰필드는 “이슬람 성직자들이 통행료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도록 둘 수 없다”며 “이란 혁명수비대가 해협을 장악해서도 안 된다. 반드시 해협을 개방해야 하며, 유럽과 아시아,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참여하는 연합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이란의 통행료 징수 문제와 관련해 “합작사업(joint venture) 형태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가, 이튿날 “이란은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입장을 번복했다. 이를 계기로 석유 업계는 향후 협상에서 백악관이 강경 기조를 유지하도록 로비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중동 산유국들도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수장 술탄 알 자베르는 “호르무즈 해협은 결코 이란이 폐쇄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이를 강행하는 것은 글로벌 경제의 생명선을 훼손하고, 모든 국가의 에너지·식량·보건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현재 백악관은 강경한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백악관 대변인은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수역이며,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하도록 두지 않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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