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말고 무기 만들라"…美, 포드·GM에 군수 생산 요구
||2026.04.17
||2026.04.17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트럼프 행정부 국방부가 미국 자동차업계에 전기차 생산 계획을 일시적으로 뒤로 미루고 무기와 군수물자 생산을 늘릴 수 있는지 타진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cryptopolitan)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와 짐 팔리 포드 CEO를 포함한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경영진과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범위는 넓다. 국방부는 자동차업체들이 보유한 인력, 공장 공간, 기존 생산 체계를 활용해 탄약과 기타 군 장비를 만들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논의에는 GE에어로스페이스와 차량 제조사 오시코시도 포함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 산업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 사용 가능한 모든 상업 솔루션과 기술을 활용하겠다"며, 전투원들이 결정적 우위를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접촉은 미국 전기차 시장이 둔화한 시점과 맞물린다. 전기차는 2026년 1분기 미국 자동차 판매의 5.9%를 차지했다. 이는 2025년 1분기 7.6%, 2024년 1분기 7.2%보다 낮은 수치다. 전기차 비중은 2025년 3분기 10.6%로 정점을 찍은 뒤 내려왔다. 판매 상위 모델은 여전히 테슬라 모델 Y와 테슬라 모델 3였고, 3위에는 토요타 bZ가 올랐다. 현대 아이오닉 5와 쉐보레 이쿼녹스 EV가 뒤를 이었다.
국방부가 자동차업계 생산능력 전환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배경에는 이런 수요 둔화가 있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약해지면서 일부 생산설비가 유휴 상태이거나 가동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고, 국방부는 이를 무기 재고 보충에 활용할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는 셈이다.
포드를 둘러싼 중국 협력 논란도 같은 시기에 겹쳤다. 짐 팔리는 최근 중국 자동차업체의 미국 진출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중국 업체들과의 협력 확대 의사를 다시 밝혔다. 그는 폭스뉴스에서 "그들을 미국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후 포드 조직 개편을 설명하는 자리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더 저렴하고 더 진보한 차량으로 산업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짐 팔리는 포드가 중국 업체들과의 관계에서 얻는 실익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 파트너들을 가치 있게 본다"며 "이들이 포드가 세계 여러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포드는 저장지리홀딩그룹과 유럽 내 생산능력 공유를 논의해왔고, BYD와는 가솔린-전기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 공급 문제를 협의했다. 중국 내에서는 창안자동차, 장링모터스와 이미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짐 팔리는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중국 자동차업체가 미국에서 차량을 생산하려면 미국 자동차업체가 통제하는 합작사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제조업계는 전기차 수요 둔화, 방산 생산 확대 요구, 중국 협력 재조정이라는 세 갈래 압박을 동시에 받게 됐다. 국방부가 자동차 공장의 인력과 설비를 실제 군수 생산으로 얼마나 전환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국 제조기반을 방산 중심으로 다시 묶으려는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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