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지 않은 일도 해낸다…피지컬 인텔리전스, 새 로봇 두뇌 공개
||2026.04.17
||2026.04.17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로봇 스타트업 피지컬 인텔리전스가 학습 데이터에 없는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로봇 모델 'π0.7'을 공개했다. 단일 작업 수행에 특화됐던 기존 로봇과 달리, 서로 다른 경험을 조합해 새로운 작업을 처리하는 능력을 보여주며 범용 로봇 구현 가능성에 한 발 다가섰다는 평가다.
16일(현지시간) IT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π0.7은 '구성적 일반화'(Compositional Generalization) 능력을 초기 단계에서 입증했다. 이는 로봇이 과거에 학습한 개별 동작과 지식을 결합해 처음 접하는 환경과 작업에도 대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기존 로봇 학습 방식은 특정 작업 데이터를 대량으로 학습시켜 동일한 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반면 π0.7은 개별 작업을 단순히 암기하는 수준을 넘어, 웹 기반 사전학습 정보와 물리적 행동 데이터를 결합해 낯선 작업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이를 범용 로봇 두뇌로 가는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에어프라이어 실험이 꼽힌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당 기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학습 데이터는 사실상 두 건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π0.7은 별도의 추가 학습 없이 고구마를 조리하는 작업을 시도했고, 사람이 단계별로 언어 지시를 제공하자 실제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세르게이 레빈 공동창업자는 "정확히 학습된 작업만 수행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해 수행하는 단계로 넘어가면 성능 향상 폭이 더 커진다"라며 "이는 언어와 비전 모델에서 나타난 확장 특성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 모델의 핵심 의미는 새로운 환경에 투입된 이후에도 추가 데이터 수집이나 재학습 없이 현장에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아직 완전한 자율성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한 번의 고수준 명령만으로 복잡한 다단계 작업을 수행하기는 어렵고, 단계별 지시가 주어질 때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기술적 한계도 함께 인정했다. 로보틱스 분야에는 통일된 표준 벤치마크가 부족해 외부 검증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π0.7을 자사 기존 전용 모델과 비교했으며, 커피 제조, 빨래 접기, 상자 조립 등 복합 작업에서 유사한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성능이 단순히 모델 능력에만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애슈윈 발라크리슈나 연구원은 초기 에어프라이어 실험에서 성공률이 5% 수준에 머물렀지만, 약 30분간 작업 설명 방식을 개선한 뒤 95%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실패 원인이 로봇이 아니라 인간의 설명 방식에 있을 때도 많다"며 프롬프트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구진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도 나타났다. 발라크리슈나는 임의의 기어 세트를 로봇에게 주고 회전을 지시했을 때, 별도 학습 없이 이를 수행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레빈 역시 초기 대형언어모델(LLM)이 예상 밖 결과를 만들어냈던 사례를 언급하며, 로보틱스에서도 유사한 창발적 능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π0.7을 일반화의 초기 신호이자 새로운 능력의 초기 시연으로 규정하며, 아직 연구 단계임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기대는 커지고 있다.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지금까지 10억달러 이상을 유치했으며, 최근 기업가치는 56억달러로 평가됐다. 업계에서는 기업가치를 110억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신규 투자 유치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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