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움직이는 데이터센터로?…엔비디아·히타치 ‘피지컬 AI’ 전략 주목
||2026.04.16
||2026.04.16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엔비디아와 히타치가 '피지컬 AI'(Physical AI) 적용 범위를 로봇에서 사회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열차·전력망·공장 등 실제 시스템에 AI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생성형 AI와는 다른 수준의 정밀도와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15일(현지시간) 일본 IT미디어에 따르면, 히타치는 사회 인프라용 AI 솔루션 ‘HMAX 바이 히타치'(HMAX by Hitachi)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리아 바리라니 히타치아메리카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피지컬 AI를 "물리 세계를 지각하고 추론하며 상호작용하고 행동하는 AI"로 정의했다. 그는 AI를 단순히 로봇에 한정해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변압기·송전망·열차·신호 시스템·바이오리액터 등 사회 인프라가 핵심 적용 분야라고 강조했다.
핵심은 정확도다. 티푸 탈라 엔비디아 엣지 AI·로보틱스 담당 부사장은 필요한 정밀도를 '9(나인)의 개수'로 설명했다. 빌딩 관리 시스템은 ‘6나인’, 자율주행은 ‘10나인’, 수술 로봇은 ‘15나인’ 수준의 정확도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단순 정보 오류에 그칠 수 있는 생성형 AI와 달리, 피지컬 AI의 오작동은 안전과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 인프라에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는 기술 외적인 제약도 크다. 히타치는 수십 년간 운영되는 장수명 설비와 낮은 디지털 연결성, 강한 규제 환경 등을 주요 과제로 지목했다. 특히 철도·에너지 분야에서는 의사결정 추적성과 함께, 필요 시 사람이 AI 판단을 중단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구조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개발 방식으로 3대의 컴퓨터 구조를 제시했다. 데이터센터에서 AI 모델을 학습한 뒤,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대규모 검증을 거쳐, 최종적으로 현장 운영 시스템에 적용하는 단계적 접근이다. 실제 공장이나 열차를 멈추지 않고도 가상 환경에서 수백만 번의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데이터 부족 문제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공장 이상 진동이나 철도 레일 결함, 바이오 공정 이상과 같은 실제 실패 데이터는 확보가 어렵고 재현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합성데이터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는 다양한 물리 환경을 생성해 실제 센서 데이터와 결합, 학습 데이터를 보완하는 데 활용된다.
엔비디아는 물리 AI 확산을 위해 다양한 공개 모델도 제공하고 있다. 언어모델 '네모트론', 자율주행용 '알파마요', 휴머노이드 로봇용 'GR00T', 바이오의약용 '바이오니모', 기후 시뮬레이션 '어스-2' 등이 대표적이다. 모델 가중치와 학습 도구를 함께 공개해 기업들이 자사 환경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히타치의 HMAX는 이러한 기반 위에서 모빌리티·에너지·산업 3개 분야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변압기, 송전망, 열차, 공장 설비 등에서 축적된 센서 데이터와 도메인 지식을 기반으로, 합성데이터와 AI 모델을 결합해 현장 적용형 솔루션으로 발전시키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피지컬 AI 경쟁이 단순 모델 성능을 넘어 데이터, 시뮬레이션, 규제 대응, 산업별 운영 지식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멈출 수 없는 인프라 환경에서는 AI의 성능보다 검증 수준과 인간 통제 가능성이 도입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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