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알파고를 이긴 인간적 한 수… AI 시대 개성·서사가 중요”
||2026.04.15
||2026.04.15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4국에서 승부수는 68번째 수였습니다. 알파고 버그를 노린 수로 대결 상대가 사람이었으면 절대 두지 않았을 수입니다. 단 한 판을 이기고자 30년 바둑 인생의 철학에 어긋나는 수를 둔 것인데요. 가장 인간적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사람’이라는 수식어의 전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는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조선비즈 ‘비즈 모닝 인사이트(BMI)’ 첫 회 강연자로 나서 AI 시대의 인간적인 면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알파고 대국 10년, 새로운 시대, 새로운 생각’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알파고와의 대결 이전 AI는 기술 발전에 영감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이야기하기 어려워졌다”며 “시대의 흐름이 바뀌었다. 이제는 바둑도 AI로 공부하는 시대가 됐다. 바둑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이제는 AI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
이 교수는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개성과 감정, 스토리와 같은 인간적인 측면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12세 때 처음 만난 중국의 구리 9단과 10번기(10번의 대국으로 승부를 겨루는 방법)를 치렀다”며 “구리 9단은 처음으로 호수로 둔 동년배인데 개인적으로 친하다. 이런 서사를 거쳐 대국이 이뤄진 것인데 AI는 이런 스토리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AI가 그린 그림이나 만든 음악이 아무리 멋져도 우리는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AI에는 개성, 감정, 스토리와 같은 서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바둑뿐만 아니라 전 산업이 AI를 얼마나 활용하는지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이 교수의 전망이다. 이 교수는 “AI 등장 이후 많은 사람이 일의 효율이 30~50% 향상됐다고 느끼지만,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소수는 300~500%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며 “AI 시대의 가장 무서운 점이 격차가 벌어지는 속도가 따라갈 수 없을 만큼 굉장히 빠르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 교수는 각 분야의 톱클래스가 아닌 일반인에게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각 분야의 톱클래스는 계속해 대우받을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중간에 있는 수많은 사람이다. AI는 규칙이 명확하고 한정적인 상황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AI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AI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이 교수는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며 2017년 알파고 마스터의 대국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바둑을 배우면 초반에 3선 자리에는 수를 두지 말라고 배운다. 프로가 돼서도 어려서부터 그렇게 배웠기 때문에 그 수를 두지 못한다”며 “그러나 알파고 마스터는 거리낌없이 그 수를 뒀다. AI는 고정관념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이런 수를 둘 수 있었다. AI와 협업해야 하는 이유도 고정관념 탈피 때문”이라고 말했다.
‘얕고 넓은 지식’을 통해 AI를 활용하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 교수는 “얕고 넓은 지식의 재평가가 필요하다. 그동안 어설프게 안다는 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한 분야만 파고들면 AI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한정돼 버린다”고 했다. 이 교수는 “전문 지식을 가지지 않더라도 넓게 많이 아는 사람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스스로 사고를 정리하는 복기(復棋)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정리되지 않은 지식은 오히려 혼란만 키운다”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이 정보를 정리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