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 40% 급등→‘식량 위기’ 현실화…호르무즈 봉쇄의 나비효과
||2026.04.14
||2026.04.14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비료 공급 차질이 농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IT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해협을 통과하는 비료 원료 수출 비중이 큰 만큼, 이번 사태는 단순한 물류 문제를 넘어 올해 하반기 식품 가격과 공급에 영향을 줄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무산담 반도 사이의 좁은 수로로, 요소·암모니아·황·수소·천연가스·질소 등 비료 생산에 필요한 원료 상당량이 이곳을 지난다. 베로니카 나이(Veronica Nigh) 비료산업협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식량 생산의 절반가량이 비료에 의존한다고 지적하며, 해협 봉쇄가 곧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농가의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가을 비료 가격을 선확정하지 못한 농가가 약 4분의 1에 이르면서, 예상치 못한 비용 상승을 떠안게 됐다. 아이오와에서 1200에이커(약 400㎡) 규모로 옥수수와 대두를 재배하는 앤디 드브리스(Andy DeVries)는 지역 질소 비료 가격이 35% 이상, 인 비료 가격은 19% 상승했다고 밝혔다.
가격 상승 속도도 가파르다. 재키 팻카(Jacqui Fatka) 코뱅크 농자재·바이오연료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4주 동안 미국 내 비료 가격이 30~40% 올랐다고 분석했다. 국제신선농산물협회는 이번 충격이 식료품 가격을 1~3% 끌어올리거나 전 세계 신선식품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데이비드 오르테가(David Ortega) 미시간주립대 농업경제학자는 이를 "서서히 진행되는 식량 위기"로 평가했다.
배경에는 비료 생산 구조가 있다. 질소 비료는 1913년 개발된 하버-보슈 공정에 기반해 생산되며, 이 과정은 액화천연가스(LNG)에 크게 의존한다. 전 세계 천연가스의 3~5%가 이 공정에 사용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불안정해진 에너지 수급에 이란발 지정학 리스크가 겹치면서 LNG 가격은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질소계 비료는 2023년 기준 전 세계 비료 사용량의 59%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45%가 밀·쌀·옥수수 같은 주요 곡물 재배에 쓰인다. 카네기 사이언스의 로렌초 로사(Lorenzo Rosa)는 전 세계 18억명 이상이 수입 천연가스와 비료에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대체 생산 설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그린·블루 암모니아 개발을 지원했지만, 관련 시설은 본격 가동에 이르지 못했다. 비료는 가연성이 높아 장기 저장이 어렵고, 생산업체들도 통상 몇 주치 이상의 재고를 확보하지 않는다. 설비가 멈출 경우 재가동에도 최소 2주에서 한 달이 필요하다.
소비자 충격은 시차를 두고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농가가 비료 사용을 줄이거나 작물 선택을 바꾸고 파종을 늦추면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휴전이 이뤄지더라도 해협 운항 정상화에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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