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지노모토, 반도체 핵심소재 100% 독점에도 ‘저가’…가격 30% 인상 압박
||2026.04.14
||2026.04.14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일본 식품기업 아지노모토(Ajinomoto)가 반도체 핵심 소재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가운데, 가격 정책을 둘러싼 투자자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 국면에서 저평가된 독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14일(현지시간) 온라인 매체 기가진에 따르면 영국 투자펀드 팰리서캐피탈(Palliser Capital)은 아지노모토 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하고, 회사가 반도체 소재 사업의 수익성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반도체용 절연재 ‘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ABF) 사업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ABF는 반도체 패키지의 층간 절연재로 쓰이는 필수 소재다. 팰리서캐피털은 아지노모토가 이 시장에서 사실상 100%에 가까운 세계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핵심 소재 공급사가 가격 결정력을 충분히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펀드 측은 "아지노모토는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가격을 대폭 올리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를 '가장 수익화되지 않은 AI 인프라 독점 기업’으로 규정하며, 현재 가격 정책이 기회손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ABF 가격을 30% 이상 인상할 것을 제안했다. 팰리서캐피털은 ABF가 최종 제품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 미만에 불과한 만큼, 가격을 올려도 고객 부담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핵심 소재이지만 완제품 원가 비중이 낮아 가격 인상 여력이 충분하다는 논리다.
다만 실제 가격 인상 여부는 수급 상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소재 제조업체들은 통상 소재 부족이나 생산비 급등 같은 요인이 없으면 가격 인상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고도화된 AI 칩 수요가 계속 늘면 ABF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추월하는 시점이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트리니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주칸 최는 반도체 기업들의 ABF 소비 속도가 아지노모토 생산량을 넘어설 경우, 결국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주 행동주의 압박은 다른 일본 소재 기업으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팰리서캐피털은 위생도기 업체로 알려진 토토(TOTO)에도 유사한 가치 제고 전략을 제시했다. 토토는 첨단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특수 세라믹 소재와 극저온 유전체 식각 장비용 '정전척'을 생산하고 있다.
펀드 측은 칩 적층 수 증가와 AI 반도체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정전척 수요 역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관련 사업의 성장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재무 전략을 통해 주당이익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가 AI 반도체 확산 과정에서 완성 칩 업체뿐 아니라 소재·부품 기업의 가격 결정력과 수익 구조까지 투자자들의 점검 대상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아지노모토의 경우 식품기업 이미지를 넘어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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