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보다 인프라로…비트코인 채굴업계, 반감기 앞두고 생존전략 전환
||2026.04.13
||2026.04.13
[디지털투데이 이윤서 기자] 비트코인 채굴업계가 2028년 4월 반감기를 앞두고 2024년보다 더 빠듯한 수익 환경에 들어섰다. 이는 전력비 상승, 에너지 시장 경색, 높아진 해시레이트, 보수적으로 바뀐 자금 조달 여건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가 인용한 코인게코(CoinGecko)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4월 반감기에서 비트코인 블록 보상은 6.25BTC에서 3.125BTC로 줄었다. 다음 반감기인 2028년 4월에는 보상이 다시 1.5625BTC로 낮아진다. 채굴사들은 더 높은 투입 비용을 감수하면서 절반 수준의 신규 발행 물량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국면이다.
에너지 안보도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지정학적 충격 이후 연료·전력 시장이 흔들렸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수탁과 기관용 플랫폼 관련 규제가 임시 지침에서 제도화된 체계로 옮겨가고 있다. 이 압박 속에 채굴사들은 단순한 비트코인 연동 사업자보다 전력·인프라 기업에 가까운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채굴사들은 이미 보유 비트코인 매각과 비용 절감에 나섰다. 마라홀딩스는 3월 1만5000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팔아 레버리지를 낮췄고, 라이엇플랫폼스는 1분기 3700BTC 이상을 매각했다. 캉고는 비트코인 담보 부채를 줄이기 위해 2000BTC를 처분했다. 비트디어는 2월 20일 기준 비트코인 보유량이 0이 됐다고 밝혔다.
업계는 장비, 전력, 자본 운용 방식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있다. 캉고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줄리엣 예는 장비 효율 격차가 커지면서 채굴기 교체를 둘러싼 판단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더 저렴한 전기요금을 찾아 이동하기보다는 여러 지역에서 장기 전력 계약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와 분산 전략을 갖춘 사업자는 버틸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업자에게는 다음 반감기가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크 잘란 고마이닝 최고경영자(CEO)는 해시레이트 확대보다도 자본 규율이 더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신규 설비 투자는 이전보다 더 엄격한 수익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블록 보상만으로는 수익성이 예전보다 얇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쟁력 있는 사업자들이 채굴을 넘어 전력·데이터센터 사업에 가까운 모델로 이동하고, 출력 감축 보상과 전력망 서비스, 폐열 재활용 같은 추가 수익원을 찾게 될 것으로 봤다.
투자자들의 평가 기준도 바뀌고 있다. 자금은 장기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채굴 외 수익을 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사업자로 더 많이 향하고 있다. 예는 고성능컴퓨팅(HPC) 계약을 확보한 사업자들이 순수 채굴사보다 매출 배수 기준으로 두 배가 넘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이클의 기본 구조가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스트라툼 V2 채굴풀 DMND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알레한드로 데 라 토레는 채굴 거점의 집중과 재편이 반복될 것으로 봤다. 그는 어느 지역도 오래 우위를 유지하지 못하며, 중견 채굴사의 새로운 에너지 파트너십 확대가 분산화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2028년 반감기까지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만으로 버티는 전략보다 부채를 관리하고 장기 전력을 확보하며 블록 보상 밖의 수익 구조를 갖춘 사업자가 유리해질 가능성이 크다. 반감기가 가까워질수록 채굴사의 경쟁력은 보유 코인보다 전력 계약, 자본 운용, 추가 수익 구조에서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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