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지정 강행” vs “단종 장인 묻힌 곳”… 서초 서리풀2지구 공공주택 개발 ‘갈등’
||2026.04.13
||2026.04.13
서울 강남권 최대 규모 공공주택사업지인 서초구 서리풀2지구가 곧 공공주택지구 지정 단계에 돌입할 전망이다. 주민들은 단종의 장인 송현수 일가의 묘역이 자리한 서리풀2지구 개발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만,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강남 노른자 땅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강행하고 있다. 정부는 서리풀2지구 주민들과 협의가 무산될 경우 강제 수용 절차까지 고려하고 있어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리풀2지구 지구지정 절차가 조만간 진행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서리풀2지구 지정 고시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2024년 11월 서리풀지구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GB)에서 해제해 청년층·신혼부부에게 특화된 공공주택 2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토부는 2031년 서리풀지구에 2만 가구 입주를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서리풀지구에 대한 지구지정을 마치고 2029년 착공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서리풀지구 중 1지구는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지난 2월 지구지정을 마치고 지구계획 수립 등 후속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서리풀1지구는 201만8074㎡ 규모로 1만8000가구가 공급된다.
서리풀2지구는 주민 공청회를 열지 못할 정도로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해 아직 공공주택지구 지구지정 절차로 넘어가지 못했다. 국토부는 서리풀2지구(19만3259㎡)에 2000가구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정부가 역사적 가치가 있는 땅을 무분별하게 개발하려고 한다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서리풀2지구에는 최근 ‘천만 영화’로 등극한 ‘왕과 사는 남자’의 소재인 조선 6대 왕 단종의 장인 송현수 일가의 묘역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서리풀2지구 주민들은 서초구에 송현수 선생 일가 묘역을 지키기 위해 국가유산청과 서초구에 민원을 제기하고 재개발 지역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의회 역시 서리풀지구 개발 사업에서 이 지역을 제외해 달라는 청원을 채택해 의견을 전달했다.
이런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도 국토부는 서리풀2지구만 개발 대상에서 제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남권에 충분한 주택 공급이 이뤄져야 주택 시장 안정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중앙정부가 공공주택지구 개발을 발표한 뒤 주민의 반발로 철회할 경우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개발을 강행하는 이유 중 하나다.
국토부가 지난 9일 실수로 관보에 게재한 서리풀2지구 지구지정 고시에서도 기존 계획대로 서리풀2지구를 개발하는 방안이 담겨 있었다. 국토부는 서리풀2지구 지구지정 고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고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가 내렸는데, 이 고시에 따르면 서리풀2지구 개발 면적은 19만3259㎡로, 애초 계획과 동일하다. 국토부는 오히려 서리풀2지구의 개발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고시 내용을 수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주민과 협의가 어려울 경우 토지보상법에 따른 강제 징수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서리풀2지구 개발을 둘러싼 국토부와 주민 간 강대강 대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개발과 관련한 기관의 관계자는 “서리풀1지구에 비해 공급 규모가 작은 서리풀2지구 주민들이 개발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하는 상황이지만, 국토부는 서리풀2지구 지정 고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더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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