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수당이 보험료 30배?… 과당경쟁에 GA만 배불려
||2026.04.13
||2026.04.13
보험사들이 단기 영업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설계사 수당 경쟁을 벌이면서 법인보험대리점(GA)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월납보험료의 수십 배에 이르는 인센티브가 판매 채널인 GA로 몰린 결과다.
13일 보험GA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GA 72개사의 수입수수료는 18조74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5조4155억원 대비 21.6% 증가했다.
수입수수료는 보험계약과 직접 관련된 모든 수수료와 수당을 뜻한다. 이 가운데 생명보험사를 통해 거둔 수수료는 9조9754억원, 손해보험사를 통한 수수료는 8조7744억원으로 각각 26.4%, 16.7% 늘었다.
각 GA사별로 보면 한화생명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수수료 규모가 2조434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인카금융서비스 1조1182억원 ▲GA코리아 1조3980억원 ▲글로벌금융판매 8863억원 ▲굿리치 6775억원 순이었다. 이들 상위 5개사의 당기순이익은 3223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늘었다. 수수료 증가 흐름을 감안할 때 전체 GA업권의 이익 규모도 상당폭 불어났을 것으로 풀이된다.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한곳에 모아 판매하는 ‘보험 백화점’ 역할을 한다. 특정 보험사 소속 전속 설계사와 달리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상품을 폭넓게 비교·판매할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자체 전속채널보다 빠르게 외형을 확대할 수 있다.
이처럼 GA들이 빠르게 몸집을 키울 수 있던 배경에는 보험사들의 출혈 경쟁이 자리한다. 보험사들은 건강보험과 종합보험 등 주력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설계사에게 파격적인 수당을 제시하며 영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달 기준으로도 일부 보험사는 월납 보험료의 30배에 달하는 수당을 내걸고 설계사 유치에 나서고 있다. 월납 보험료 10만원짜리 상품을 팔 경우 300만원 수준의 판매수당이 책정되는 셈이다. 당국의 권고 기준 12배를 훌쩍 넘어선다.
한화생명이 대표적 사례다. 한화생명은 이달 최대 30배 수준의 설계사 수당을 제시했다. 신한라이프는 27배, 미래에셋생명도 25.5배의 수당을 내놨다. 손보업계 역시 신상품을 앞세워 경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하나손해보험이 최대 17배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시했고, 한화손해보험은 최대 16배에 순금 시상까지 더해 설계사 유입에 나섰다.
문제는 보험사들의 공격적인 설계사 수수료 경쟁이 사업비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비는 보험계약 모집과 유지,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설계사 수수료와 광고선전비, 인건비, 점포 운영비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설계사 수수료로 집행된다.
이미 생명보험사들의 사업비 규모는 상당한 수준까지 불어났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이 5조3953억원(전년 대비 6.7% 증가)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생명 4조8971억원(16.1% 증가), 교보생명 2조9143억원(9.9% 증가), 신한라이프 2조4986억원(22.9% 증가), NH농협생명 1조1102억원(13.3% 증가), 라이나생명 1조487억원(8.5% 증가) 순으로 집계됐다. 생보업계 전체 사업비는 2022년 말 9조6221억원에서 지난해 말 25조8038억원으로 3년새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손해보험사는 개별 회사 사업비를 별도로 공시하지 않지만 업계 전반의 부담 확대는 확인된다. 지난해 말 손해보험사의 순사업비율은 26.8%로 IFRS17 도입 직전인 2022년 말 20.5%보다 6.3%포인트 상승했다.
과열된 수수료 경쟁의 부작용은 적지 않다. 사업비 증가는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과도한 판매 유인은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신계약비 부담이 커질수록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도 함께 늘어나 배당 가능한 이익잉여금이 줄어든다.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주주환원 여력은 약해지는 구조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경쟁 심화로 인해 신계약 관련 판매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신계약비가 해약환급금 증가 요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성장 중심의 경영전략은 주주 입장에서도 동의하기 어려운 전략”이라고 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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