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넘긴 美·이란 회담… 호르무즈 놓고 끝내 ‘평행선
||2026.04.12
||2026.04.12
미국과 이란이 11일(현지 시각)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이견으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양국 협상은 자정을 넘겨 8시간 넘게 이어졌지만, 뚜렷한 합의 없이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은 1979년 양국 외교 단절 이후 약 47년 만의 최고위급 대면 협상이다.
이날 협상은 파키스탄이 중재자로 참여한 3자 회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미국 측에선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제라드 쿠슈너, 스티븐 위트코브 중동 특사 등이 참석했다. 미국 대표단 규모는 경호 인력을 포함해 약 3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란 전체 대표단은 약 70명으로 전해졌다.
IRNA·타스님 등 이란 매체에 따르면 회담은 파키스탄 시간 기준으로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시작됐다. 양국은 이날 낮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각각 만나 회담 의제와 방식 등을 논의한 뒤 본격 협상에 돌입했다. 회담 장소는 이슬라마바드의 5성급 세레나 호텔이다.
양측의 가장 큰 충돌 지점은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 문제였다. 미국은 즉각적인 해협 개방을 요구한 반면, 이란은 최종 합의 이후에야 개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이란은 해협을 미국과 공동 관리하는 방안을 거부하고, 단독 통제와 통행료 부과 권한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양국은 오후 두 차례에 걸쳐 휴식했다가 대화를 재개했다. 회담 시작 후 약 8시간째가 된 12일 오전 1시쯤 IRIB는 ‘회담 3라운드’ 속개를 알리며 “미국의 과도한 요구를 고려하면 이란 대표단이 미국 측으로부터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이란 메흐르 통신은 필요할 경우 오는 12일에도 회담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회담이 하루 이상 지속되지 않을 조짐이 있다”고 내다봤다. 양측 모두 핵심 쟁점에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단기간 내 종전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군사적 긴장은 이어졌다. 미군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제거 작업에 착수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스라엘 역시 레바논 남부 공습을 계속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과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합의 여부는 내게 상관없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는 이긴 것”이라며 이란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날 회담은 지난 7일 양국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한 지 나흘 만에, 또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42일 만에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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