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안심 옵션’ 카드로 5G요금제 개편…시장은 '글쎄'
||2026.04.12
||2026.04.12
[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정부가 '데이터 안심 옵션(QoS)'을 앞세워 이동통신 요금제 개편에 나섰지만 현장 반응은 냉담한 모습이다. 통신비 부담 완화를 내세운 정책 취지와 달리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올 상반기 중 모든 LTE·5G 데이터 요금제에 400Kbps 속도 무제한 데이터 이용을 보장하는 QoS를 포함하고, 2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약 717만 이용자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연간 3221억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번 정책은 '기본통신권' 보장이 핵심이다. 데이터 소진 이후에도 최소한의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추가 과금 부담 없이 일정 속도로 계속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어 통신비 절감 효과가 날 거라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용자 반응은 냉담하다. 핵심 쟁점은 400Kbps라는 QoS 속도다. 텍스트 기반 메신저나 간단한 웹 검색 정도는 가능하지만, 동영상 스트리밍이나 이미지 중심 서비스 이용에는 제약이 있다.
특히 모바일 데이터 소비의 상당 부분이 영상 콘텐츠에 집중된 상황에서는 체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2025년 스마트폰·PC 시청행태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월평균 시간은 약 2415분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시간20분 이상 영상을 소비하는 상황에서 400Kbps 속도로는 실제 데이터 이용 행태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이용 패턴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통신기본권 보장을 위해 QoS를 최소 1Mbps 속도로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400Kbps는 동영상은 물론 사진 전송도 원활하지 않은 수준이라 '생색내기' 정책에 그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2만원대 5G 요금제 역시 실효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현재 통신 3사가 제공 중인 3만원대 요금제와 비교해도 데이터 제공량이 낮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정책을 발표하면서 월정액 2만7830원인 LTE·5G 통합요금제를 예시로 들며 기본 데이터 용량 250MB를 제시했다.
또 다른 변수는 알뜰폰 시장이다. 이미 일부 알뜰폰 사업자들은 2만원대 요금제에 QoS 기반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책이 통신 3사의 저가 요금제 경쟁력을 높여 알뜰폰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가 알뜰폰을 통해 통신비 인하를 유도해왔다"며 "알뜰폰 육성 정책과 충돌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명목 요금 자체를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특히 5G 설비 투자도 감소세에 접어든 만큼 통신사들의 요금 인하 여력도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가입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요금제의 명목 요금 자체를 낮춰야 한다"며 "전체적인 5G 요금제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정책 제목대로 기본통신권 보장에 초점을 맞췄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비상시 검색이나 내비게이션을 확인하는 등 기초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400Kbps가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정책 취지를 충족할 수 있는 최소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만원대 5G 요금제와 관련해서는 "기존 요금제의 요금 인상이 없도록 최대한 협의하고 있다"며 "아직 약관 신고 전이라 구체적인 요금 구조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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