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릴레이 반도체… SK하이닉스에 쏠린 눈

IT조선|변상이 기자|2026.04.11

삼성전자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쓴 가운데 SK하이닉스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 분기 역대 최대였던 기록을 갈아 치우고 반도체 중심의 실적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SK하이닉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7조6654억원, 32조69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0.23%, 339.44%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훨씬 높은 전망치를 내놨다.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을 36조9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키움증권 역시 40조3000억원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호조의 핵심 동력은 제품 가격의 가파른 상승이다”라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4% 급등하고 HBM과의 제품 믹스 변화가 더해지면서 D램 전체 평균판매단가(ASP)는 55% 상승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실적을 이끌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57%로 독주 체제를 굳혔다. 특히 엔비디아에 공급되는 HBM3E(5세대) 물량의 약 75%를 담당하며 AI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D램에 비해 회복세가 더뎠던 낸드플래시 부문도 이번 분기 실적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AI 학습을 넘어 추론 단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저전력으로 처리하는 기업용 SSD(eSSD)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의 낸드 부문 영업이익률은 흑자 전환을 넘어 두 자릿수대의 수익성을 기록, 전사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추정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D램과 낸드의 혼합 평균판매단가(blended ASP)는 각각 65%, 78% 상승해 호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호실적이 단기적인 반등을 넘어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 단계에 진입했다고 봤다. 실제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공급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AI 산업의 패러다임이 클라우드를 넘어 기기 자체에서 인공지능을 직접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PC 등 개별 기기에서 복잡한 AI 연산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더 큰 메모리 용량과 압도적인 데이터 전송 속도가 필수적이며 이는 HBM과 고성능 LPDDR5X 등 기술적 우위를 점한 SK하이닉스에 강력한 수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피지컬 AI 시장 진입을 위해 AI 인프라 투자를 2배 이상 확대 중이다”라며 “특히 물량과 가격을 동시에 보장하는 3∼5년 장기공급계약(LTA) 체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7일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5% 증가한 57조2000억원, 매출은 68.1% 늘어난 133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50조원을 동시에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본 서비스는 패스트뷰에서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