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책임 묻겠다던 정부·국회 ‘조용’… 쿠팡 처벌 공염불되나
||2026.04.11
||2026.04.11
정부와 국회가 쿠팡 앞에서 멈췄다. 3367만여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범부처 TF를 출범하고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냈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 어느 것 하나 매듭짓지 못했다. 6·3 지방선거와 미국 압박, 중동전쟁 등이 이어지면서 쿠팡을 향한 압박 강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2월 ‘쿠팡 사태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침해사고와 개인정보 문제뿐 아니라 쿠팡 기업 운영 전반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며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TF를 꾸렸다. ▲침해사고 조사·수사 ▲이용자 보호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인증제도 개편 ▲기업 책임성 강화 등을 중점 논의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쿠팡 침해사고를 조사 중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산재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고용노동부 그리고 특별 세무조사를 벌인 국세청 모두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회도 지난해 12월 국정조사 요구서를 의안과에 제출하며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증인석에 앉히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현재까지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해와 달리 정부와 국회가 쿠팡 문제에서 한발 물러선 배경에는 미국이 있다. 지난해 한국 정부와 국회의 쿠팡 압박이 이어지자 미국 의회 의원들이 쿠팡 편에 서서 전방위로 옹호하고 나섰고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미국이 직접 움직이며 통상 이슈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와 국회가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치권의 관심이 6월 지방선거에 쏠린 데다 중동전쟁이라는 굵직한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쿠팡에 대한 관심도가 지난해 말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진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 속에 쿠팡은 발 빠르게 대외 행보를 이어가며 이미지 회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수차례 국회에 불려갔던 헤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최근 현장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달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새벽배송 현장을 직접 체험했고 생산 현장 관계자들과도 소통했다.
국회 관계자는 “현재 미국 눈치를 또 안 볼 수는 없는 입장으로, 조사 결과에서 무엇이 밝혀지는 것이 아닌 이상 당분간 잠정 휴전 상태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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