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이 2시간 됐다”… 車 2부제에 지방 공무원 ‘출근 전쟁’
||2026.04.09
||2026.04.09
경북의 한 학교 교사 A씨는 평소 자가용으로 30분이면 출근했다. 그러나 공공 부문 승용차 2부제(홀짝제) 시행 이후 출근 시간은 2시간으로 늘었다. 버스 배차 간격이 길고 노선도 크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택시를 탈 수 있지만, 왕복 5만원가량의 비용이 부담이다. A씨는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공 부문 차량 2부제가 시행되면서 지방 공무원들 사이에서 출퇴근 부담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까지 일률적으로 적용되면서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지적한다.
◇“하루에 버스가 몇 대 없는 격오지인데”
9일 정부 등에 따르면, 차량 2부제 적용 대상은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국공립 초·중·고교, 군부대 등 약 1만1000곳이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석유 수급에 차질을 빚자 공공 부문 차 운행 제한을 기존 5부제에서 2부제로 강화했다. 자동차 번호 끝자리에 따라 홀수일·짝수일로 나눠 운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대중교통 취약 지역이나 장거리(30㎞ 이상) 출퇴근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기준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선거리 30㎞를 기준으로 삼으면서 실제 이동 시간이나 교통 여건은 고려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역 군 간부 B씨는 “집과 부대 간 거리가 30㎞가 안 된다는 이유로 대중교통 이용을 지시받았다”며 “버스가 하루 몇 대 없고 배차 간격이 90분인 상황에서 사실상 출근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방의 한 초등학교 교사 C씨는 “서울은 대중교통이 촘촘하지만 지방은 상황이 다르다”며 “결국 택시비 부담만 커지고 있다”고 했다.
마땅한 대안이 없자 편법도 나타나고 있다. 교사 D씨는 근무지 인근 아파트 단지에 자가용을 주차한 뒤 걸어서 출근하고 있다. 그는 “이틀에 한 번씩 택시를 타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고 했다. 한 공무원은 소셜미디어(SNS)에 ‘세컨드 차량의 번호판을 교체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번호판 교체까지… 삼진 아웃제 ‘과도’
한 공무원은 소셜미디어(SNS)에 ‘세컨드 차량의 번호판을 교체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 2부제 시행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번호판 변경 관련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규정상 ▲1가구 2차량의 번호 끝자리 홀짝이 같은 경우 ▲번호판 분실·도난 ▲주소지 이전 ▲이전 등록 시 양수자 요청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번호 변경이 가능하다.
정부는 2부제를 세 차례 위반할 경우 징계하는 ‘삼진 아웃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장에선 처벌만 강조한다는 반발도 나온다. 한 소방 공무원은 “민간 확대는 부담스러우니 공무원만 대상으로 삼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전문가들은 일률적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학희 대한초등교사협회장은 “수업 시간에 맞춰야 하는 교사나 교대 근무 공무원처럼 출퇴근 조정이 어려운 직군은 적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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