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애플, 반독점 소송 방어 위해 ‘삼성 영업기밀’ 요구
||2026.04.09
||2026.04.09
애플이 미국 반독점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영업기밀을 무기로 꺼내 들었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자 미 법원을 통해 한국 본사를 직접 압박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시장 데이터로 자사가 독점 기업이 아님을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자료 확보 여부는 한국 당국의 판단에 달려 있어 결과는 불투명하다.
IT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8일(현지시각) 애플이 최근 미 법원에 삼성전자 한국 본사를 상대로 정식 자료 요청서를 발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이 해당 자료를 본사만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자 애플이 법원에 직접 요청한 것이다.
미 법무부와 미국 주 당국은 2024년 3월 애플이 앱스토어 규칙과 개발자 제한 등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을 제한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양측은 증거를 수집하고 기록을 요청하는 ‘증거 개시(Discovery)’ 단계를 밟고 있다.
애플이 요구한 자료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갤럭시 스토어 사업에 관한 내부 영업 보고서와 시장 분석 데이터 등이 포함됐다. 애플은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플랫폼 사이를 얼마나 자주 이동하는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애플은 이번 요청이 ‘헤이그 증거조사 협약’에 근거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문서가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실태를 명확히 하고, 자사의 정책이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는 정부 측 주장을 반박하는 데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애플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요청한 증거는 소송에 필수적이며 범위 또한 구체적이다”라며 “해당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으며, 요청서 발행이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는 동시에 한국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올해 초 한국 당국은 xAI가 카카오를 상대로 요청한 자료 제출 건에 대해 요구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애플은 이를 의식한 듯 이번 요청이 특정 기록에 국한된 정교한 수준임을 강조했다.
애플의 요청이 실제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미국 법원이 요청서를 발행하더라도 최종 집행은 한국 당국이 결정하며, 삼성전자 역시 한국 법에 따라 영업비밀 보호 등을 이유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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