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에 살아난 반등 불씨… ‘육천피’ 탈환 3대 조건은
||2026.04.08
||2026.04.08
8일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가 6% 넘게 폭등하며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감이 유입되며 지수가 다시 6000선을 탈환할 것이라는 낙관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등이 추세적인 우상향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일시적인 이벤트 효과를 넘어 환율 안정과 유가 하락, 그리고 기업 실적 뒷받침이라는 구조적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고환율 지속… 환차손 우려에 외인 매수세 ‘주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최근 9거래일 연속 1500원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환차손(환율 변동으로 생기는 손해)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다. 투자로 돈을 벌어도 달러로 환전할 때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는 있으나, 1500원대의 고환율 기조가 고착화될 경우 추가적인 자금 유입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지난 2023년 9월(16거래일)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가장 긴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3일에는 8035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이 중 5082억원(63.2%)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다음 거래일인 6일엔 다시 1596억원을 팔아치우며 순매도로 돌아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차손을 걱정하기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 투자를 꺼리게 된다”며 “미국과 이란 휴전 합의 소식에 환율이 소폭 내렸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느꼈던 부담이 완화되는 흐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중동 리스크 완전히 해소돼야…에너지 수입 의존도 높은 韓, 고유가에 ‘치명상’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휴전 소식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선으로 내렸지만, 긴장 국면이 다시 찾아오면 언제든 100달러를 웃돌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원유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입액이 늘어나고, 이는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에서는 유가 변동이 무역수지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물동량 회복이 5월 중순까지 지연될 경우 150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전쟁 장기화를 가정한 시나리오에서 2분기 평균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 유전과 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가스전, 주요 항구들, 정제 설비 등 지금까지 40개 이상의 인프라가 물리적 타격을 받은 만큼 정상화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종전 이후에도 꽤 오랫동안은 불과 한 달 전 경험하던 배럴당 50~60달러(WTI 기준) 유가를 다시 목격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전닉스’가 이끄는 코스피… 다른 업종으로도 온기 번져야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구조적인 한계로 꼽힌다. 지수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반도체를 넘어 자동차, 화학, 소비재 등 주요 업종 전반으로 실적 개선 기대가 확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총 1816조4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4526조4649억원)의 약 40%에 달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26개 코스피 상장사(금융업 등 75개사 제외)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44조7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25.39% 증가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53조9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수출 호황은 특정 산업 중심의 국지적 호황 성격이 강하며, 품목 편중과 가격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라며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구조 속에서 중동 지정학 리스크 및 업황 둔화가 맞물릴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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