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팔고 AI 인프라 올인…채굴업계 전력 확보 경쟁 심화
||2026.04.08
||2026.04.08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초대형 연산 인프라 확보에 나서면서 전력 수요와 데이터센터 시장, 나아가 비트코인 채굴 산업까지 연쇄적인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브로드컴(Broadcom)을 통해 약 3.5GW 규모의 차세대 구글 TPU 연산 자원을 확보했다. 해당 인프라는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가동되며,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Claude) 학습과 서비스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단발성 투자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2031년까지 구글과 맞춤형 TPU 칩 설계·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며, 앤트로픽은 이미 2026년 기준 약 1GW 규모의 구글 컴퓨트 자원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확보된 인프라 대부분은 미국 내 구축이 예상된다.
실적 지표도 함께 공개됐다. 앤트로픽은 연환산 매출(런레이트)이 30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2025년 말 약 90억달러에서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간 100만달러 이상을 클로드에 지출하는 기업 고객 역시 단기간에 500곳에서 1000곳 이상으로 늘었다.
3.5GW라는 규모는 전력망과 입지 경쟁의 판을 흔들 수 있는 규모다. 1GW급 데이터센터가 약 100만 가구의 전력 사용량에 해당하는 점을 감안하면 AI는 미국 내 최대 신규 전력 수요원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은 단순한 전력 소비자에서 AI 인프라 공급자로 사업 모델을 이동하고 있다. 코어 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은 약 1.2GW 규모의 AI 호스팅 전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비트코인의 상당 부분을 현금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헛8(Hut 8)은 루이지애나에서 앤트로픽을 주요 임차인으로 하는 15년·70억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계약을 체결했으며, 구글이 재무적 지원 역할을 맡는 구조로 알려졌다. 테라울프 역시 장기 AI 호스팅 계약을 통해 약 128억달러 규모의 HPC 매출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환의 배경에는 채굴 수익성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일부 채굴업체들은 비트코인 1개 생산 시 약 1만9000달러 수준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 비용은 8만달러에 근접한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약 7만달러대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AI 인프라는 메가와트(MW)당 800만~1500만달러로 채굴 대비 훨씬 높은 투자 비용이 필요하지만, 앤트로픽이나 구글과 같은 대형 고객과의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사업 전환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비트코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채굴업체들의 BTC 매각은 현물 시장에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일부 전력이 AI로 이동할 경우 네트워크 해시레이트가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채굴 난이도가 약 7.7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며, 산업 구조 변화의 초기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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