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한국 무시’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 [줌인IT]
||2026.04.08
||2026.04.08
구글의 ‘코리아 패싱’이 도를 넘고 있다. 한국을 만만하게 볼 뿐이다. 이는 우리 정부가 키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4년 전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만들었지만 실질적인 제재 사례는 아직까지 한 건도 없다. 망 무임승차와 법인세 회피 의혹 역시 국정감사 단골 메뉴지만 결과는 매번 공허할 뿐이었다. 법은 있으나 집행이 없고 항의는 하나 메아리에 그치는 현실이 구글의 배짱을 키웠다.
그 결과는 최근의 구글 행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윌슨 화이트 구글 글로벌 공공정책 총괄 부사장은 4월 1일 방한해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과 면담했다.
앱마켓 수수료 정책 변경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형식적인 인사치레에 그쳤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수수료 인하의 실효성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을 뿐더러 우리 정부가 12월로 예정된 수수료 정책 변경 적용 시기를 앞당겨 달라고 요청하자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구글의 안하무인은 이 자리에서만 그런게 아니다. 그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오래전부터 한국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에서 반복적으로 논란을 자초해 왔다.
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문제도 그렇다. 구글은 국내 지도 데이터를 해외 서버로 반출해 구글 지도 서비스에 활용하겠다고 수차례 요구해 왔다. 정부는 군사시설 등 보안 구역 정보가 포함된 정밀 지도 데이터가 해외로 넘어갈 경우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이를 불허했지만 최근 입장을 바꿔 구글의 요구를 수용했다. 대신 ‘안보 정보 가림’과 ‘국내 서버 활용’ 등 조건을 이행하면 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간 기업인 구글이 이 조건을 철저히 준수할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구글의 서버 운영 실태를 실시간으로 검증할 수단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독도 표기 문제는 더 심각하다. 구글 지도가 독도를 일본식 명칭인 ‘다케시마’로 표기하거나 병기해 온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역사적 도발에 가깝다.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수차례 시정을 요구했지만 구글의 대응은 언제나 소극적일 뿐이다.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도 세금은 최소화하는 행태도 문제로 꼽힌다. 구글은 유튜브 광고, 앱마켓, 클라우드 등을 통해 국내에서 수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한국 법인인 구글코리아가 신고하는 매출은 이와 동떨어진 수백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거래의 상당 부분을 세율이 낮은 싱가포르 법인 등 해외 법인을 통해 처리하는 방식으로 법인세 부담을 최소화해 왔다. 국세청이 수천억원대 세금을 추징한 사례도 있지만, 구글은 대형 로펌을 앞세워 불복 소송으로 맞서며 납세 의무를 회피하는 데 급급했다. 한국 시장에서 돈은 벌되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는 지지 않겠다는 뻔뻔한 태도다.
망 이용료 문제도 빠질 수 없다. 구글은 국내 통신망을 통해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면서도 네트워크 사용 비용은 사실상 부담하지 않고 있다.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통신사에 망 이용료를 납부하는 것과 달리 구글은 이를 거부하며 ‘망 무임승차’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국내 인터넷 트래픽에서 구글·유튜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임에도 인프라 비용 분담에는 철저히 선을 긋는 것이다.
이런 행태가 반복되는 배경은 명확하다. 한국 규제가 위협적이지 않아서다. 앱마켓 갑질 문제의 경우 우리나라는 2022년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세계 최초로 시행했지만, 4년이 지나도록 실질적인 제재 사례는 전무하다. 망 무임승차, 법인세 회피 의혹과 관련해선 국정감사에서 수차례 추궁이 이뤄졌지만 변화는 없다.
법은 있으나 집행이 없고, 항의는 하나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는 무력한 현실이 구글의 ‘코리아 패싱’에 힘을 실었다. 이제는 단순히 앱마켓 수수료 인하라는 지엽적인 문제를 넘어 조세 정의 실현과 망 무임승차 근절, 영토 주권 보호까지 구글이 외면해 온 사회적 책임 전반에 대해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정부는 유럽연합(EU) 수준의 강력한 규제 체계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법 집행력을 확보해 한국 시장이 더 이상 만만한 수탈의 대상이 아님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천선우 기자
swch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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