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디지털자산 거래소 ‘눈독’...미래 먹거리 선점 경쟁
||2026.04.08
||2026.04.08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디지털자산 거래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거래소 지분 인수 추진에 나섰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제도적 리스크 속에서도 미래 먹거리 선점 경쟁을 시작했다는 시각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3위 디지털자산 거래소인 코인원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다양한 디지털자산 사업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코인원도 "한투를 포함해 지난해부터 국내외로부터 많은 문의가 있었다"며 "한투는 그중 한 곳일 뿐 정해진 것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코빗의 인수가액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기준으로 삼을 경우 코인원 측이 매각에 동의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또 다른 파트너인 빗썸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빗썸과 자산관리 서비스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투와 빗썸도 관련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오지급 사태 때문에 중단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2월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빗 지분 92.06%를 1335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넥슨 지주사 NXC와 SK스퀘어 측 지분을 전량 매입했다.
미래에셋그룹은 한 플랫폼에서 주식과 디지털자산을 동시 거래하는 미국 로빈후드 방식을 구상 중이다. 비금융 계열사를 통해 거래소를 인수한 뒤 증권과 연계를 모색하는 구조다.
국내 5대 거래소 중 두나무는 네이버와, 고팍스는 바이낸스와 제휴를 맺었다. 미래에셋그룹은 코빗 인수를 통해 디지털자산 수탁과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과정에서 불거진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논의는 빗썸을 비롯한 시장 지배구조 개편의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계기로 지배주주가 거래소 운영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배구조 문제를 제기했다.
당정 협의에서는 대주주 지분 상한을 20%로 설정하고 예외 규정을 통해 최대 34%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유예기간은 기본 3년이며 시장 점유율이 일정 수준 미만인 거래소는 최대 6년 연장이 가능하다.
기준이 확정될 경우 지분 70% 이상을 보유한 빗썸 최대주주는 3년 내로 50% 이상의 지분을 강제로 매각해야 한다. 규제에 쫓겨 지분을 분할 매각하기보다 자본력을 갖춘 대형 금융사에 경영권을 일괄 매각하는 방식이 대주주에게는 현실적인 출구 전략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사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대주주 초과 지분 매각 시 금융기관에 인수 기회가 열리고 실명계좌 제공 계약 구조도 변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거래소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수탁, 운용, 토큰증권발행(STO)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유사 사례 성과는 확인됐다. 미국 로빈후드는 2024년 6월 비트스탬프를 2억달러(약 2600억원)에 인수한 뒤 영업이익이 늘고 주가가 219.4% 올랐다. 일본 온라인 증권사 모넥스도 2018년 코인체크를 36억엔(약 320억원)에 인수한 후 주가가 72.5% 상승했다.
다만 규제 불확실성은 과제로 꼽힌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관련 제도의 입법이 계속 지연되면서 당국의 인허가 및 규제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합병 일정이 연기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내재화에 기술적 한계가 존재하며 기존 증권 시스템과 결합 시 보안과 운영 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이 거래소 인수를 적극 검토하는 것은 선제적 투자를 통해 다가올 토큰증권 등 디지털자산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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