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회장 주문에… 통합 앞둔 동양·ABL생명, AX 속도전 경쟁
||2026.04.08
||2026.04.08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주요 계열사 AX(AI 전환) 추진 현황을 직접 점검하고 있는 가운데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나란히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다. 우리금융 편입 이후 통합 가능성이 거론되는 두 회사가 공동 AI 사업에 나서면서 조직과 시스템의 사전 정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ABL생명 양사는 지난 6일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입찰 공고를 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연내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동양생명은 임직원이 직접 데이터와 프롬프트를 활용해 업무용 AI를 설계할 수 있는 ‘AI 플레이그라운드’ 구축을 추진한다. 개발 지식이 없는 현업 직원도 GUI(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AI 활용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주요 업무 지식검색과 문의 응답 기능을 담은 상담업무 Q&A 서비스도 포함됐다. AI 기반 보장분석 서비스와 업무 지원 에이전트를 활용한 보장분석 AI 스크립트 구축도 범위에 담겼다.
ABL생명은 대규모언어모델(LLM) 도입과 함께 생성형 AI가 정확한 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기반 환경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 약관과 내부 문서 등 방대한 자료를 AI가 바로 읽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는 데이터 전처리 작업에 나선다. 또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적용해 AI가 자의적으로 답변하기보다, 회사 내부 규정과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련 정보를 먼저 찾아 이를 바탕으로 응답하도록 할 계획이다. 업무 API 환경과 에이전트 관리 체계도 구축해 생성형 AI가 실제 사내 시스템과 연동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양사가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에 나선 배경에는 우리금융 차원의 AX 드라이브가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우리금융은 자회사별 AX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그룹 차원의 실행 체계를 짜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임종룡 회장 주재로 ‘AX 추진위원회’를 격월 개최해 은행·카드·증권·보험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과 AI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계열사마다 ▲투자 여력 ▲조직 규모 ▲AI 활용 수준이 다른 만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봐서다. 이에 동양생명은 현업 활용 도구 구축에, ABL생명은 기반 인프라 정비에 각각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 1월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우리는 AI 회사다”라는 마음가짐으로 AI 중심 경영체제를 그룹 전반에 뿌리 내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실행 과제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동양생명은 AI 컨택센터 고도화와 보험금 리스크 탐지 시스템(CRDS) 기반 자동심사 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가 전사 AX 컨트롤타워 구축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AI·데이터팀을 고객IT부문장 직속으로 편제하고 신한라이프 DX그룹장 출신 한상욱 부사장을 전면에 배치했다. 신한라이프 통합 작업을 주도했던 성대규 대표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실무에 밝은 한상욱 부사장을 전면에 배치해 AX와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ABL생명 역시 신한라이프 GA 채널 출신인 곽희필 대표를 중심으로 지난해 데이터 플랫폼과 AI 로드맵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박민경 디지털IT본부장을 영입해 AI 추천 서비스와 지능형 AI 성능관리 시스템 구축 등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FC 전용 영업지원시스템에서 고객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운영 중인 AI 모델의 성능 저하를 실시간 점검하는 체계를 갖추는 작업이다. 두 회사 모두 신한라이프 출신 인사를 축으로 디지털 전환을 꾀하는 모습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은 내부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를 위한 첫 단계”라며 “당사는 AI 기반 업무 혁신을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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