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X 특성화고’ 첫 발… 교사·커리큘럼 준비는 미지수
||2026.04.07
||2026.04.07
서울시교육청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AX(AI 전환) 중점 특성화고’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지만, 교육 현장에서 이를 구현할 구체적인 커리큘럼과 교원·인프라 준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 수요에 맞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기업 협력과 취업 연계의 실효성 역시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교육청은 6일 '서울 학생 직업교육 종합계획(2026~2029)'을 통해 ‘AX 중점 특성화고’를 올해 5개교에서 시작해 2029년까지 20개교로 확대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공별 전문가와 AI 활용 교사로 구성된 지원단을 통해 현장 맞춤형 수업 설계와 교수·학습 자료 개발도 지원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이 제시한 AX 교육은 생성형 AI 활용과 실무 중심 수업을 결합한 형태지만, 구체적인 커리큘럼과 운영 방식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정책 방향은 제시됐지만 학교 현장에서 어떤 과목을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한 세부 설계는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AI·로봇 실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원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현재 교사 인력 구조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현장 수준의 교육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기존 교사 재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산업 경험을 갖춘 인력 유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외부 강사나 기업 협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 참여를 통해 실무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공교육 체계 내에서 지속 가능한 교육 모델인지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AI 교육 솔루션은 이미 일부 학교 수업과 교사 업무에 도입되고 있지만, 개별 기능 단위 적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정규 교육과정을 대체하는 수준의 ‘전면 도입’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를 통해 AI 솔루션을 채택해야 한다는 이유로, 교사 업무 부담이 증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인프라 역시 변수다. 실습 장비와 네트워크 환경 등 교육 여건이 학교별로 크게 차이 날 경우 동일한 정책 아래에서도 교육 품질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가 장비와 유지 비용이 필요한 AI·로봇 교육 특성상 예산과 운영 역량에 따라 성과 차이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업 협력 기반 교육이 확대될 경우 특정 기술이나 플랫폼에 종속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공교육이 특정 기업의 기술 생태계에 편입되는 형태로 운영될 경우 장기적으로 교육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취업 연계 역시 정책의 핵심으로 제시됐지만 실효성에 대한 검증은 아직 부족하다. 협약을 맺은 기업과의 관계가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는 구조인지, 아니면 단순 협력 수준에 그치는지에 따라 정책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에듀테크 업계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협약 확대를 넘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작동하는 커리큘럼과 수업 모델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교원 역량 강화와 함께 산업 수요를 반영한 교육 내용이 구체화되고, 이를 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취업 연계 정책의 실효성도 담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듀테크 기업 프리윌린의 권기성 대표는 “AX 기반 직업교육의 방향성은 앞으로 학교 교육이 나아가야 할 큰 흐름이라는 점에서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이러한 방향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교육 현장의 기술 혁신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에듀테크 기업들이 실효성 있는 도구와 수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생태계와 지원이 함께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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