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원가 내리고, 미국은 기능 뺀다…‘저가 전기차’ 전략 갈림길
||2026.04.07
||2026.04.07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3만달러 전후 저가 전기차(E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능을 빼는 초간소화 전략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고사양 공세와 대비되며 시장 논쟁을 키우고 있다.
6일(현지시간) 전기차 매체 인사이드EV에 따르면, 이 변화의 핵심은 배터리 화학이나 제조 공정을 바꾸는 혁신이 아니라 기본형 트림에서 불필요한 기능을 제거해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엔트리급 차량에서 편의·인포테인먼트 장비를 최소화하고 버튼과 장치를 줄이는 이른바 '약간 낮은 품질을 훨씬 싸게'(less-for-less) 접근이다.
대표 사례로 닷지와 신생 브랜드 슬레이트가 거론된다. 맷 맥앨리어 닷지 최고경영자(CEO)는 뉴욕 오토쇼에서 디지털 계기판 대신 아날로그 계기판을 언급하며 "라디오가 정말 필요하냐. 블루투스로 연결할 스피커만 있으면 되지 않냐"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자신들이 몰랐던 필요를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슬레이트는 더 노골적으로 단순함을 전면에 내세운다. 극도로 단순화한 소형 전기 픽업 콘셉트를 내세우며 제한된 주행거리와 최소 외장, 블루투스 스피커 중심의 단순 구조로 소비자를 겨냥한다. 다만 가격이 3만달러 안팎으로 올라가면서 ‘뺀 만큼 싼가’라는 가치 제안이 날카로운 검증을 받게 된다.
3만달러 전후 가격대에선 경쟁이 더 복잡해진다. 포드는 신형 '유니버셜 EV' 플랫폼 기반의 3만달러 미만 전기 픽업을 준비 중이지만, 기본 기능 삭제 여부는 불확실하다. 미국 내 전통 완성차가 3만달러 기본형 전기차의 최소 기준을 어디에 둘지에 따라 시장 반응은 달라질 전망이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기능 삭제가 아니라 비용 구조 자체를 낮추며 저가·고사양 전략을 펴고 있다. 소프트웨어 정의 아키텍처, 배터리 기술 개선, 수직계열화를 통해 가격을 낮추면서도 사양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인사이드EV는 "중국이 기능을 깎지 않고도 가격을 낮추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적 변수도 부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초 중국 완성차의 미국 내 생산을 제안했지만 조건이 많아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회에서는 중국 전기차 유입을 원천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 버니 모레노는 "중국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들어오는 시나리오는 없다"고 강조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단기 고용 창출에도 장기적 일자리 손실과 국가안보 위기를 경고했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 완성차의 'less-for-less' 전략은 단기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중국의 잘 갖춘 저가 전기차와 맞붙을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매력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며 "결국 미국식 초간소화 전기차 전략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가격과 핵심 경험 사이 균형을 얼마나 설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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