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암호화폐 실제 보유자 누구인가…공시로는 안 보이는 ‘그림자 큰손’
||2026.04.07
||2026.04.07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월가의 암호화폐 자산 노출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지만, 실제 보유 주체와 자금 흐름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비인크립토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13F 공시, 기업 재무제표, 토큰화 자산, 수탁 구조, 온체인 OTC(장외거래) 흐름 등 다층 데이터를 통해 월가의 암호화폐 보유 지형을 추적했다.
핵심은 총량보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보유하느냐다. 블랙록은 2026년 회장 서한에서 디지털자산 연계 운용자산(AUM)이 약 15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상장사 재무제표에는 2026년 3월 말 기준 총 113만4324 BTC가 반영됐고, 기관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도 51만3000 BTC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ETF 투자 자금이 곧바로 현물 신념 투자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수치는 어디까지나 합계일 뿐, 실제 자금의 성격과 주체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대표적인 예가 SEC 13F 공시다. 이 자료는 기관이 어떤 ETF를 매수했는지를 보여주지만, 그 자금이 장기 투자 성격인지, 혹은 차익거래 전략인지까지는 구분하지 못한다. 실제로 2025년 4분기 비트코인 가격이 약 23% 하락했음에도 글로벌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37억달러 순유입이 이어졌다. 반면 공시 기관 수는 2173곳에서 1867곳으로 줄었다. 이는 기관 이탈이라기보다 투자 주체 교체가 진행된 결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헤지펀드들은 현물 ETF 매수와 CME 선물 매도를 결합한 ‘베이시스 트레이드(basis trade)를 활용했으며, 스프레드 축소와 레버리지 축소로 노출이 약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TF 밖에서는 기업의 직접 보유가 더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스트래티지는 약 76만2000 BTC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고,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은 일부 비트코인을 담보로 제공하면서 보유량이 줄었다. 채굴 기업 마라톤 디지털 홀딩스(MARA)는 1만5000 BTC 이상을 매도해 부채 상환에 활용했다. 기업별 전략에 따라 보유의 성격도 크게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월가의 암호화폐 노출은 토큰을 직접 들고 있지 않는 방식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블랙록의 토큰화 머니마켓 펀드 'BUIDL'은 수십억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디파이 생태계와의 연결도 강화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토큰화된 미 국채 규모는 126억달러를 넘어 전체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이처럼 노출이 커질수록 핵심 리스크는 수탁 집중으로 모인다. 기사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미국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 자산의 80% 이상을 보관하고 있다. 다수 ETF가 동일 수탁사를 이용하는 구조는 사이버 사고나 서비스 장애 발생 시 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더 큰 사각지대는 공시 밖에 존재한다. 13F는 일정 규모 이상의 미국 기관에만 적용돼 패밀리오피스, 해외 법인, 중개 계좌를 통한 투자 자금은 포착되지 않는다. 이 공백은 온체인 데이터로 일부 보완된다. OTC 데스크의 대규모 자금 이동이나 라벨이 없는 지갑 흐름을 통해 '비공시 보유'의 윤곽이 드러나지만, 전체 그림을 완전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월가의 암호화폐 시장 참여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공시 데이터와 온체인 데이터 사이의 간극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누가 얼마나 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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