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고물가...통화정책 중대기로
||2026.04.06
||2026.04.06
[디지털투데이 이지영 기자] 고유가·고환율 충격이 국내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기로에 섰다.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 공급발 물가 압력이 장기화될 경우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하며 2%대 초반 흐름을 7개월째 이어갔다.
표면적으로는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내용은 다르다.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상승이 맞물리며 석유류 가격이 전년 대비 9.9% 급등했고, 경유(17%)와 휘발유(8%)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렸다. 이는 2022년 에너지 가격 급등기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쌀 가격은 15.6% 상승했고, 교통비 역시 5% 올라 1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보험료와 관리비 등 개인서비스 물가도 3% 이상 오르며 생활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농산물 가격 하락과 가공식품 가격 안정이 일부 완충 역할을 했지만 에너지발 물가 압력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이러한 공급발 물가 압력이 이제 시작 단계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국제유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원유 생산 정상화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상회하면서 수입 물가를 추가로 자극하고 있다.
물가 경로는 4월 이후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유류 가격 수준이 유지될 경우 석유류 물가 상승 기여도는 3월보다 확대되고,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품목까지 포함하면 헤드라인 물가가 3%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집행까지 맞물릴 경우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상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금융당국도 선제 대응에 나섰다. 중동발 충격 확산을 막기 위해 금융권과 함께 총 53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계획을 마련하고,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등 기업 지원과 서민 부담 완화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다만 통화정책은 보다 복잡한 선택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2.50%로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와 추가경정예산 집행을 고려하면 당장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관건은 고유가·고환율 상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다. 단기적인 유가 급등이라면 금리로 대응하기 어렵지만, 고유가·고환율이 장기화되고 2차 물가 전이로 이어질 경우 통화정책 대응이 불가피해진다. 특히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수입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이번 금통위는 금리 결정 자체보다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메시지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창용 총재의 마지막 회의라는 점에서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신중함이 더해질 가능성이 크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공급발 물가상승의 2차 전이를 막기 위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 유가와 환율 등 새로운 변수로 통화정책 환경이 달라진 만큼 향후 경로에 대한 판단은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며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조건' 변화가 강조될 경우 시장에서는 이를 매파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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