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투입했지만 적자 확대”… 박민우 사장, 성과 가시화 과제
||2026.04.05
||2026.04.05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자회사 포티투닷이 2조원에 가까운 투자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그룹의 미래 투자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자율주행과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의 핵심 조직인 만큼 단기 수익보다 기술 축적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성과 가시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실적은 단순한 적자 확대를 넘어 현대자동차그룹 자율주행 전략 전반의 실행력을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완성차 제조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자율주행 기술에서는 경쟁사 대비 뒤처졌다는 지적이 이어져 온 만큼 포티투닷의 성과가 그룹 미래 경쟁력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티투닷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7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3498억원으로 전년(1760억원) 대비 98.7% 늘었고, 당기순손실도 3639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매출은 늘었지만 손실 증가 속도가 더 가팔라지면서 수익성은 오히려 후퇴한 모습이다.
손실 확대의 배경에는 비용 증가가 있다. 2025년 영업비용은 3774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자율주행 알고리즘 고도화와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인프라 투자, 연구개발 확대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적자 확대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포티투닷은 2019년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해 왔으며, 현대차그룹 인수 이후 손실 규모는 빠르게 커졌다. 2022년 영업손실 561억원에서 2023년 915억원, 2024년 1737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5년에는 3498억원까지 확대됐다. 매출 대비 손실 규모도 크게 벌어져 수익 구조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의 특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 기술 완성도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수익 창출이 어려운 만큼 초기 단계에서 대규모 연구개발 비용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 축적 이후에는 수익 모델 확보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적자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투자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5년 8월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포티투닷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3388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226% 증가한 수준이다. 그룹은 인수 이후 세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다.
지배구조 재편도 병행됐다. 최근 유상감자를 통해 외부 투자자 지분을 정리하면서 현대자동차(59%)와 기아(39%)의 합산 지분율은 98%까지 높아졌다. 사실상 그룹 직할 체제를 구축해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조직 개편도 진행됐다. 포티투닷은 선행 기술 기획과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설계에 집중하고, 현대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 본부는 이를 양산에 적용하는 역할로 기능을 분리했다. 개발과 상용화 간 간극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인력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약 50명의 개발자를 추가 채용했는데, 이는 전체 개발자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제 성과를 입증해야 할 시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규모 투자와 조직 재편을 통해 기반은 마련된 만큼,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양산 적용과 사업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초 취임한 박민우 사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영입된 만큼, 연구개발 성과를 실제 차량 적용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로 기반은 마련됐지만 이를 실제 경쟁력과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적자가 장기화될 경우 투자 전략 전반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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