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정책, ‘산업·인프라’만으론 부족…개인 이용자 중심 전환 필요
||2026.04.05
||2026.04.05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생성형AI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용자 중심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관련 산업이나 공공 분야 도입 확산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자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용자들이 AI 활성화 걸림돌로 꼽은 안전·보호 관련 입법은 미흡한 실정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채택 선행요인에 관한 탐색적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주성희 연구위원이 총괄한 이번 연구는 일반인 2000명, 전문가 34명을 대상으로 생성형AI 이용 행태와 정책 수요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생성형AI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련 산업이나 공공 분야에서의 도입·확산뿐만 아니라 이를 실제로 사용하는 이용자 저변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2%가 생성형AI를 이용 중이었다. 이용자 가운데 25.3%는 매일, 37.2%는 주 2~3회 이용했다. 주로 쓰는 서비스는 챗GPT(90.6%)가 압도적이었고, 제미나이(43.6%)가 뒤를 이었다. 이용 목적은 '개인적 호기심 해결 및 지식 탐구'가 49%로 가장 높았다.
이용도에 비해 신뢰도는 낮았다. "믿을 만한 결과물을 제공한다"에 동의한 비율은 44%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33.8%는 "허위 정보 생성·저작권 침해·민감 정보 유출 등 부정적 경험을 직접 겪었다"고 밝혔다. 통계 분석에서도 '신뢰성'은 생성형AI 이용 빈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일관되게 나타났다.
생성형AI 활성화에 필요한 정책을 1~3순위로 선택하도록 한 결과, '데이터 보호 및 윤리 규정 강화'가 50.6%로 3순위 합산 기준 1위였다. 전체 응답자의 19.8%가 이를 1순위로 꼽았다. '부작용·위험을 줄이는 기술적 보완책 개발'(18.4%), '오남용에 대한 규제와 처벌 강화'(17.7%)가 뒤를 이었다. 반면 '기업 R&D 개발 지원' 등 기술 공급 중심 정책의 응답 비중은 0.1%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10대·50대·60대는 '부작용·위험을 줄이는 기술적 보완책'을 1순위로, 20~30대는 '오남용 규제와 처벌 강화'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이 낮을수록 '개인 데이터 주권·보상 관련' 정책에 동의했다.
보고서는 "기술적 진보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생성형AI 정책 우선순위에 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AI 정책에 대한 정부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부정 평가(26.4%)가 긍정 평가(23.2%)를 웃돌았다. 과반(50.5%)은 '보통이다'라고 답했다. 응답 평균은 2.95점으로 중립점(3점)을 소폭 하회했다.
AI 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는 부정 응답(32%)이 긍정 응답(19.3%)보다 12.7%포인트 높았다. 응답 평균은 2.84점이었다.
전문가 집단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왔다. 학계·시민사회 전문가들은 "2025년 제정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기본법)이 산업 진흥에 치우쳐 이용자 보호와 윤리적 안전장치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예측 가능한 세부 가이드라인과 이용자 보호 조치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완입법 줄줄이 나왔지만…이용자 보호 직접 겨냥한 법안은 소수
22대 국회에서는 AI기본법 시행 이후 보완 입법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은 데이터 보호와 윤리규정 강화를 직접 겨냥한 법안은 소수에 그쳤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발의된 AI 관련 법안은 9건이다. 이중 이용자 보호와 직결되는 법안은 2건이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AI기본법 일부개정안은 AI 서비스가 의료·법률·금융 등 전문분야 결과물을 제공할 때 '전문가 판단을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고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청소년 대상 서비스에 보호 기술조치를 부과하도록 했다. 같은 법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안은 AI 결과물 표시를 훼손·위조·변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나머지 법안들은 방향이 다르다.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만 3건(박충권·김장겸·이해민 의원)이 발의됐다. 학습용 데이터 공급 체계 강화(김현), AI 교육·리터러시 지원(허영·김우영), 고용환경 변화 대응 기본계획 포함(최은석) 등 산업 진흥이나 인프라 지원에 초점을 맞춘 입법이 대부분이다.
이용자 수요와 입법 방향 사이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생성형AI의 사회적 확산은 이용자의 경험·신뢰·보호 체계와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라며 수요자 중심 정책 설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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