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선거까지… 디지털자산기본법, 하반기로 밀릴 듯

IT조선|정서영 기자|2026.04.05

디지털자산기본법 처리가 사실상 하반기로 밀릴 것이란 전망이다.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데다 미국-이란 전쟁에, 6월 지방선거까지 겹쳐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지방선거 이후 국회 후반기 원 구성까지 겹치면서 단기간 내 법안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한홍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한홍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뉴스1

5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15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다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근 국회 세미나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논의를 시작으로 법안을 궤도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 조율이 쉽지 않자 정무위 법안소위를 통해 직접 논의를 진전시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등 쟁점을 두고 금융당국과 여당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중동 전쟁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후순위로 밀린 상태다.

당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1분기 내 법안 처리를 목표로 했지만, 금융당국이 마련 중인 정부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논의가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달 초 예정됐던 당정협의회는 이란 사태 여파로 무산된 이후 법안 논의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내 법안 통과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22대 국회가 하반기 원 구성이라는 일정을 앞두고 있어서다. 특히 6월 지방선거 이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소관하는 정무위와 관련 태스크포스(TF) 구성원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총재 교체 역시 입법 논의의 또다른 변수로 꼽힌다. 차기 총재로 지명된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는 그간 스테이블코인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만큼 향후 디지털자산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법안 논의가 지연되면서 가상자산거래소의 합병 등 구조 개편 작업도 함께 늦어지는 분위기”라며 “또 법안이 스테이블코인 등 신규 사업과도 맞물려 있어 사업 추진 전반이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규제 불확실성으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 역시 기존보다 3개월가량 밀렸다. 법안에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 담길 경우,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려는 기존 합병 구조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기존 5월 22일 예정된 주주총회를 8월 18일로, 주식 교환·이전 등 최종 거래 종결일은 6월 30일에서 9월 30일로 연기했다.

한 국회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간 입장 정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정부안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상반기 내 처리는 사실상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며 “특히 위헌 소지가 제기된 대주주 지분 제한 등 핵심 쟁점이 많은 법안인 만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해 단기간 내 처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서영 기자
insy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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