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삶과 경제를 바꾼 표준]⑩ 넓어진 지하철 좌석... ‘인체 치수 표준’ 덕분
||2026.04.03
||2026.04.03
세계적인 기준을 이야기할 때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표현을 쓴다. 스탠더드는 ‘표준’을 말한다. 표준은 경제, 산업, 기술을 아우르는 약속이다. 기술 발전으로 ‘표준’이 필요해지기도 하지만, 하나의 표준이 혁명 수준의 도약을 견인하기도 한다. 국가기술표준원과 조선비즈는 산·학·연·언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세상을 바꾼 10대 표준’과 ‘한국인의 삶과 경제를 바꾼 10대 표준’을 선정하고, 표준의 역할을 재조명한다. [편집자주]
매일 비슷한 시간 같은 지하철 노선에 타도 어떤 때는 좌석이 넓고, 어떤 경우에는 비좁다고 느끼게 된다. 옆 사람의 체중이나 두꺼운 외투 때문 만은 아니다. 전동차별로 좌석 너비가 ▲480㎜ ▲450㎜ ▲435㎜로 다르다고 한다. 최근에 도입된 전동차일수록 너비가 넓다. 한국 사람들의 체형이 서구화되면서 평균 허리둘레가 늘어난 것을 반영해 좌석이 넓은 전동차를 도입한 것이다.
지하철처럼 국민 생활에 밀접한 시설에 한국인 체형 변화를 고려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부 주도로 진행된 ‘한국인 인체 치수 조사’ 덕분이다.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은 4~5년 주기로 키와 부위별 둘레와 너비 등 20여개의 인체 치수를 연령별로 잰 뒤 표준화한다. 표준원은 인체 표준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산학연에 보급하고 있다. 이 정보를 토대로 기업들이 안경, 자전거, 안전벨트, 책상 등 각종 제품을 인체공학적으로 만드는 데 활용한다.
우리 정부가 한국인 인체 치수를 처음 조사한 것은 1979년이다. 당시 미국에서 원조받은 M1 소총이 한국인에게 지나치게 크고 무거웠다고 한다. 이 무렵 국산 제품 생산이 늘기 시작하면서, 무기뿐 아니라 각종 가구와 생활용품을 우리 체형에 맞게 생산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국민표준체위조사’라는 이름의 인체 치수 조사가 시작됐다.
이 조사를 토대로 ‘한국인 표준 체형’이 정해진다. 가장 최근 조사 결과인 2022년 발표를 보면, 한국인 평균 키는 남성 172.5㎝, 여성 159.6㎝다. 1979년 1차 조사 때보다 남성은 6.4㎝, 여성은 5.3㎝ 커졌다. 또 몸에서 다리 길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남성은 이 항목을 처음 조사한 2003년 43.7%에서 45.3%로, 여성은 44.4%에서 45.8%로 올라갔다. 반면 얼굴 길이 대비 키 비율은 1990년대 이후 7.2~7.3으로 비슷하다고 한다. 한국인이 오랜기간 평균 7등신이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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