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가 멱살잡고 캐리…이재용·구광모, 전기차·ESS 수요 발굴 ‘앞장’
||2026.04.03
||2026.04.0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실적 부진에 빠진 배터리 계열사를 살리기 위한 수요 발굴에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 전면’을 진두지휘 중이다. 구광모 회장은 북미 현지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강화 전략으로 에너지 시장 판로 개척에 나섰다.
이재용 회장은 3월 초 최주선 삼성SDI 사장과 함께 독일 뮌헨 등 유럽 출장길에 올라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직접 배터리 세일즈에 주력한 만큼 향후 유럽발 전기차 배터리 수주 소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BMW와 폭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벤츠와는 차세대 전장 부품 협력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과 만나 모빌리티 기술 전반에 대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출장 과정에서 삼성SDI가 공을 들이는 전고체 배터리 실증 및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협력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BMW와 전고체 배터리 성능 검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차세대 에너지 시장 선점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인도에서 아시아 최고 부호인 무케시 암바니 회장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협력도 모색했다. 삼성은 인도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의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ESS 배터리 공급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3월 말 미국 매사추세츠주 웨스트보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시스템 통합 자회사 ‘버테크’를 찾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AI 데이터센터 등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미래 배터리 산업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행보다.
구 회장은 현장에서 에너지 시장의 주도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그는 “어떤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ESS 배터리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고객에게 높은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 역량을 강화해 시장을 선도하는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수요 급증에 맞춰 현지 생산 거점 5곳을 ESS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글로벌 주류로 부상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기에 도입하는 등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현재 북미에서 ESS 배터리를 직접 생산해 공급하는 유일한 기업으로서 버테크와의 시너지를 통해 설계부터 유지보수까지 일괄 해결하고 있다.
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부진을 지속 중인 배터리 사업보다는 AI 인프라를 주도하는 반도체 사업에 경영 역량을 한층 집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가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로 발돋움하면서 최 회장의 행보가 상대적으로 배터리 세일즈에는 소홀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3월 중순 미국에서 열린 엔비디아 콘퍼런스에 참석해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등 최첨단 기술력을 과시하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편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올해 1분기 나란히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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