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어도 규제, 상장도 규제”… 두나무 흡수 쉽지 않은 네이버
||2026.04.03
||2026.04.03
네이버의 두나무 인수 작업이 예상보다 난항을 겪고 있다. 거래를 마무리한 뒤에도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가 변수로 남아 있어서다. 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두나무를 상장시키면 이번에는 중복상장 심사를 넘어야 한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두나무 편입보다 편입 이후 활용이 더 어려운 과제가 됐다.
3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 완료 일정이 3개월 늦은 9월 30일로 변경됐다. 네이버는 승인 절차와 관련 법령 정비 상황을 반영해 일정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가 끝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와 함께 AI·웹3를 결합해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 일정을 미룬 이유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결합 전부터 이후까지 계속 규제 난관을 넘어야 한다는 점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아직 정부·여당이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어느 정도로 제한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 문제를 논의할 당정협의가 3월 5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중동 전쟁으로 인해 연기됐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3월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에서도 빠졌다.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고려하면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는 하반기에야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여서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두나무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 있다. 정부·여당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20%로 제한하고 법인의 경우 예외적으로 34%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이 확정될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의 지분율을 34% 이하로 낮춰야 한다.
두나무의 기업공개(IPO)는 이런 대주주 지분규제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수단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3월 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네이버파이낸셜과 거래가 마무리되는 즉시 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IPO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하면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이 희석돼 지분율이 낮아진다. 또 IPO를 통해 모은 투자금을 신사업 발굴 및 확산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두나무의 IPO도 간단하지 않다. 정부가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려고 하고 있어서다. 금융위원회는 3월 19일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 침해 방지를 위해 거래소 상장심사시 중복상장은 ‘원칙금지+예외허용’ 기조로 엄격히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초안으로는 자회사뿐 아니라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는 손자회사를 포함한 계열사까지 중복상장 규제의 대상이다. 두나무는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될 예정이다. 두나무가 상장할 경우 네이버의 금융 자산이 분리되면서 네이버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것도 문제다.
더 큰 문제는 네이버가 합병 뒤 네이버파이낸셜 지배력을 유지하지 못해 두나무를 연결 실적에 편입하지 못하는 경우다. 두나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네이버의 연결 재무제표에 합산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두나무의 성과는 네이버의 당기순이익상 지분법이익으로만 반영된다. 이럴 경우 네이버는 외형 성장 효과는 누리지 못한 채 중복상장으로 인한 주주 반발과 가상자산 규제 위험만 떠안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광식 법무법인 청출 변호사는 “통상 투자계약에는 일정 기간까지의 피투자사의 IPO 의무를 두는 경우가 많아 두나무도 그랬을 것으로 보인다”며 “제정을 앞두고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상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정 가능성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이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나무가 네이버의 관계회사로 편입되는 이상 상장 이후 네이버 주가에 영향이 없다고 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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