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발행어음 시장 커지는데...삼성·메리츠 인가 여전히 ‘안갯속’
||2026.04.02
||2026.04.02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증권사 발행어음 시장이 54조원 규모로 커지면서 사업자들 간 금리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최근 1년 만기 개인용 발행어음 금리를 3.30%로 0.1%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먼저 금리를 올리자 이에 맞춘 것이다.
기존 사업자인 NH투자증권도 연 3.20%로 금리를 0.15%포인트 인상했다. 현재 발행어음 시장에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기존 4개사에 키움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이 더해져 총 7개 사업자가 경쟁 중이다.
신규 사업자들의 초반 성적표는 좋은 편이다. 하나증권이 출시한 '하나 THE 발행어음' 2차 상품은 출시 열흘 만에 특판이 완판됐고 1차 상품도 일주일 만에 소진됐다.
신한투자증권의 '신한 premier 발행어음' 특판은 하루 반 만에 판매를 마쳤다. 키움증권도 첫 상품을 일주일 만에 완판했다.
발행어음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은행 예·적금보다 금리가 높은 경우가 많고 만기가 1년 이내로 짧아 자금 운용이 유연하다.
증권사의 신용을 기반으로 하는 원리금 확정형 상품이라는 점에서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특성 덕분에 발행어음이 리테일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며 증권사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시장 전체 발행어음 잔액은 54조원에 달한다. 기존 4개사의 지난해 3분기 잔액만 해도 47조7896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이 18조7010억원으로 가장 많고 KB증권 11조3812억원, NH투자증권 9조4410억원, 미래에셋증권 8조2634억원 순이다. 점유율은 각각 39.1%, 23.8%, 19.8%, 17.3%다.
이처럼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지만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심사는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두 회사는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과 함께 금융위원회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다.
키움증권은 같은 해 11월,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12월에 각각 인가를 받았지만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아직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삼성증권은 금감원이 일부 지점에 6개월 영업정지 조치와 임직원 경징계를 의결한 제재 이력이 심사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고액자산가 대상 점포 검사 과정에서 위반 사례가 적발된 것이 배경이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거래와 관련한 사법 리스크가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화전기 주식이 거래정지되기 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대규모 BW를 행사하고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는 의혹으로,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심사 지연 사유를 공식적으로 특정해 밝힌 것은 아니다. 정부는 최근 중동 전쟁과 그에 따른 유가 폭등에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당국의 우선 처리 사안에서 뒷전으로 밀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4월 중으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는 지난 3월 20일 열린 삼성증권 주주총회에서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진행 중이라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면서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안 되면 또 다음 기회에 활로를 찾겠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도 같은 달 26일에 열린 주총에서 "인가만 받으면 바로 상품 출시가 가능한 수준으로 준비는 끝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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