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구매에서 AX 중심으로...정부 ‘AI 바우처’ 사업 재편
||2026.04.02
||2026.04.02
[디지털투데이 손슬기 기자] 정부가 AI 관련 바우처 지원 방식을 바꾸고 있다. 중소기업 데이터 구매·가공 비용을 직접 지원하던 방식은 줄이고 기업 AI 전환(AX)을 통합 지원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흐름이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서에 따르면 2026년 데이터바우처 예산은 93억5000만원으로 전년(280억원) 대비 66.6% 줄었다. 데이터바우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예비창업자가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구매하거나 가공할 때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9년 시작됐다. 지원 규모는 2022년 2657억원까지 늘었다가 이후 4년 연속 감소했다.
감소 배경엔 기금 사정이 있다. 데이터바우처 재원인 정보통신진흥기금은 통신사업자 출연금이 주요 수입원인데, 유선전화·인터넷 가입자 감소와 통신시장 포화로 기금 수입 자체가 줄고 있다. 데이터바우처가 속한 AI통합바우처 전체 예산도 2022년 2657억원에서 2026년 898억원으로 4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예산 안에서 올해 신설된 사업이 있다. 'AX원스톱 바우처'로 2025년 0원에서 2026년 300억원으로 편성됐다. 수요기관이 AI 전환에 필요한 기술·인프라·데이터를 한번에 묶어 지원받을 수 있다. 과기정통부·산업부·중기부는 이달 AI 에이전트, AX 스프린트 등 11개 AX 사업을 묶어 4230억원 규모로 통합 공고했다.
다만 AX원스톱 바우처는 데이터바우처의 대체재로 보기 어렵다. 데이터바우처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건당 최대 4500만원을 지원하는 반면, AX원스톱 바우처는 과제당 30억원 규모로 20개 기관에만 지원된다. 지원 문턱이 높은 만큼, 데이터 활용이 처음인 영세기업이나 소상공인은 사실상 접근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현장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 2025년 데이터바우처 신청은 4699개사로 경쟁률 10.2대 1을 기록해 역대 최고였다. AI 데이터 전문기업 크라우드웍스에 따르면 올해 데이터바우처 관련 1일 평균 문의량은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셀렉트스타도 같은 기간 40% 늘었다고 밝혔다. 크라우드웍스는 "중소기업이 AI를 단순 호기심이 아닌 생존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데이터바우처 축소가 정책 방향 전환보다는 기금 사정에 따른 결과라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데이터바우처 재원인 정보통신진흥기금 수입이 줄면서 예산 편성에 영향을 받았다"며 "과기부 의도와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에 데이터는 필수인 만큼 사업을 없앤다는 건 생각해본 적 없고, 기금 여력 안에서 꾸준히 추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민간 데이터 지원 공백은 행정안전부가 보완책을 내놨다. 행안부는 올해 초 AI가 즉시 학습·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제된 'AI-레디(AI-Ready)' 공공데이터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고가치 공공데이터 100종을 3년간 단계적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기업이 별도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쓸 수 있는 데이터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는 공공데이터에 한정된 얘기로, 기업 고유의 업종별 학습 데이터 구축 수요까지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데이터바우처 수행기업 관계자는 "데이터바우처를 신청하는 기업 대부분은 스타트업이나 예비창업자인데, 이들은 데이터뿐 아니라 AI 모델·GPU 등 AX원스톱 바우처가 지원하는 요소도 함께 필요로 한다"며 "현재 데이터바우처 예산 규모로는 이런 수요를 충족하기에도 부족하고 선정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기업이 접근할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