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부담·中 공세에 압박 더 커져… K-디스플레이, 중장기 수익성 집중
||2026.04.02
||2026.04.02
원가 상승과 중국 기업의 물량 공세가 겹치면서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부품 가격까지 오르며 수익성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업체는 이중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중장기 수익성 확보에 나선 상태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구조적으로 원가 변동에 취약하다. 패널 제조에 필수적인 필름류 등 상당수 소재가 석유 기반으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메모리 핵심 부품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TV 등 전방 산업 수요 둔화 우려도 커지면서 업계 주요 경영진은 시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열린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메모리 가격 급등 영향으로 올해 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상반기는 지난해 반등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도 같은날 메모리 가격 상승을 주요 변수로 언급했다. 정 사장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완제품 가격이 올라가는 부분이 이슈인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살펴보고 있다”며 “메모리 수급 상황에 맞춰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의 규제 기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애플 공급망에서 중국산 부품 배제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실제 중국 BOE의 애플 전용 OLED 라인 가동률은 최근 50% 수준까지 하락한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관련 패널 생산은 약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프리미엄 고객사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도 호재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 폴더블 기기에 탑재되는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 경쟁사가 주름 없는 디스플레이로 맹추격중이지만 대규모 양산 능력을 완벽히 충족하는 안정적인 공급망은 현재로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OLED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해당 투자는 차세대 OLED 기술과 인프라 확보에 집중되며, 설비 구축 이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 수익성 개선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LG디스플레이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전장 사업과 더불어, 휴머노이드 및 피지컬 AI 관련 부품 분야로의 확장을 모색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업황 둔화가 불가피하지만, 구조적 경쟁력은 여전히 한국 기업이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고부가 OLED 기술력과 글로벌 고객사 네트워크는 중국 기업들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 악재 속에 디스플레이의 향후 성패는 중장기적 원가 압박 대응과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이 승부수로 떠올랐다”라며 “미중 패권 속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기회를 활용하면서도, 중국발 리스크를 뛰어넘을 신사업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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