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빗썸, 상장 선언했지만… 난제 ‘첩첩산중’
||2026.04.02
||2026.04.02
국내 양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나란히 기업공개(IPO) 추진을 예고했다. 다만 규제 불확실성과 내부통제 리스크, 여기에 거래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 한계까지 겹쳐 실제 상장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빗썸은 지난달 31일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IPO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이 완료되는 즉시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고, 빗썸은 2028년 이후를 목표로 내부 정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두나무는 현재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을 진행 중이다. 다만 당초 일정보다 3개월가량 지연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 정부 인허가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제가 일정 지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20%로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되는데, 해당 규제가 도입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지분 100%를 갖는 합병 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 네이버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과 대주주 변경 승인 및 신고 수리 등 인허가 진행 상황에 따라 일정이 지연되거나 주식 교환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제정 및 시행되는 법령 내용에 따라 진행이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상장할 시장을 어디로 하느냐도 관건이다. 국내의 경우, 이미 네이버가 코스피에 상장된 상황에서 네이버파이낸셜이 별도로 상장을 추진하게 되면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선 국내 상장보다는 나스닥 상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다만 나스닥이라고 수월한 건 아니다. 상장을 추진할 경우, 미국 법인을 설립해 국내 법인을 자회사로 두는 ‘플립’ 구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방식은 쿠팡이나 네이버웹툰이 활용한 바 있다. 문제는 미국 회계기준 전환과 세제 부담, 여기에 본사 이전에 따른 국내 금융 규제 충돌 가능성 등이 복합 작용해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IPO가 당면 과제인 건 빗썸도 마찬가지다. 목표 시점은 2028년 이후로 재조정했다. 내년까지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한 이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빗썸은 지난 2023년 11월 삼성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작업에 착수했지만, 이후 시장 상황과 규제 환경 변화 등이 맞물리며 일정이 지연돼 왔다.
더욱이 빗썸은 올해 초 60조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하는 사고로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불거졌다. 이는 단순한 재무 성과를 넘어 기업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중시하는 상장 심사에서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두나무와 함께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을 이유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제재받은 것 또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두나무는 3개월 일부 영업정지와 과태료 352억원, 빗썸은 6개월 일부 영업정지와 과태료 368억원을 부과했다.
두 거래소의 수익 구조상 취약성도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두나무와 빗썸의 전제 매출 중 수수료 비중은 지난해 기준 각각 98.72%, 97.69%에 달했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량이 줄면 실적 악화로 직결될 수 있는 구조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경우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로 실적 변동성이 큰 데다, FIU 제재 등 규제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국내 IPO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며 “다만 시장이 성숙해지고 스테이블코인 등 거래 구조가 안정화되면 평가가 달라질 여지는 있다”라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insy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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