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체제 그대로인데… 트럼프 행정부 ‘이란 정권 교체’ 해석 엇박자
||2026.04.01
||2026.04.01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를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을 통해 이란 정권을 변화시켰는지 여부에 대해 상반된 발언을 해왔다”면서 “정권 교체(regime change)라는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혹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4주간의 이란과의 전쟁에서 이를 달성했는지에 대해 행정부 고위 인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 행사에서 “우리는 한 정권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두 번째 정권도 무너뜨렸다”며 “이제 우리는 이전과는 매우 다르고 훨씬 더 합리적이며 급진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맞이하게 됐다. 우리는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공습으로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고 그의 차남 모즈타바가 뒤를 이은 상황을 두고 ‘정권 교체’라는 주장을 이어왔다. 지난달 29일 에어포스원에서도 “이미 정권 교체가 있었다. 첫 번째 정권은 완전히 파괴됐고 모두 죽었다. 두 번째 정권도 거의 끝났다. 그리고 세 번째 정권은 이전과 전혀 다른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들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 이란 정부에 대해 “정권 교체가 이미 이뤄졌기 때문에 이 새로운 정권은 이전보다 더 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훨씬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국민이 하메네이 신정 정권보다 더 나은 지도부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보는가? 100% 그렇다. (하메네이) 지도부에 변화가 생긴다면 미국이 가슴 아파할까? 전혀 아니다. 하지만 이란의 신정 정권이 이번 작전의 주요 목표는 아니었다”라면서 정권 교체와 선을 긋는 발언을 했다. 또한 ABC 등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란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래 비전을 가진 지도자가 등장하는 시나리오를 미국은 언제나 환영하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높으며 그러한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이란 정권 교체와 관련한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 대해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이란 내에선 실질적인 정권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권 교체의 일반적인 정의는 정부나 지도부가 강제로 바뀌어 정책·정치·통치 구조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이지만, 이란에서는 권위주의적이고 반미 성향의 신정 체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전쟁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워싱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이란 전문가 카림 사자드푸르는“이란에서는 인적 교체는 있었지만 정권 교체는 없었다”면서 “같은 이념을 가진 다른 사람들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 사망으로 최고 권위자 자리를 물려받은 모즈타바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강경파와 밀접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란 정부는 미국과 저항을 선언하고 미국·이스라엘·아랍 동맹에 대한 보복 공격을 지속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에너지 수송을 방해해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마디로 모즈타바는 전임자인 아버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같은 성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심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모즈타바의 현재 상태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이란전을 실제로 지휘하는 사람이 모즈타바인지에 대해서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이란의 상황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통해 이란 정권이 교체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초기 전쟁 목표를 달성했다고 강조하기 위해 ‘정권 교체’의 개념 자체를 재정의(redefine)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워싱턴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어리티스의 중동 프로그램 책임자 로즈메리 켈라닉은 “트럼프 행정부 전체는 전쟁 목표로 내세운 ‘완전한 정권 교체’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실제 정권 교체 전쟁은 대규모 지상군 투입을 필요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비용과 위험이 이익을 훨씬 초과하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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