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 환율 1500원대 20일 동안 경제부총리 구두개입은 두 차례뿐
||2026.04.01
||2026.04.01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일 “펀더멘털과 괴리된 과도한 원화 약세는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글을 X(옛 트위터)에 올렸다. 이날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지 20일째 되는 날이다. 그동안 구 부총리가 구두개입에 나선 건 이날을 포함해 두 차례뿐이다. 이는 환율이 1400원 후반대로 올라갔던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서 여러 차례 구두개입을 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 1400원대 때보다 정부 메시지 빈도·수위 떨어져
원·달러 환율은 이날 1508.5원에 개장했다. 전날 1536.9원까지 치솟은 이후 누그러지긴 했지만, 여전히 15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지난달 19일에 “환율이 펀더멘털과 과도하게 괴리되면 적기 대응하겠다”고 한 데 이어, 이날 1500원대에서 두 번째 구두개입성 발언을 했다.
환율이 1400원대였던 지난해 4분기~올해 초와 비교해서 정부 메시지의 빈도와 수위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재경부·한은에선 구두개입성 발언이 6차례 이상 이어졌다. 발언 중에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정책 실행 능력을 곧 확인할 것”이란 강도 높은 내용도 있었다. 직접적인 외환 정책 대응도 4차례 이어졌다.
◇ “원화 약세 요인이 달라져 대응도 바뀐 것”
정부 대응이 달라진 건 원화 약세의 원인이 그때와 지금이 달라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원화 약세는 대외 변수보다는 국내 달러 수요 확대가 주도한 ‘수급성 약세’에 가까웠다. 당시에는 ①서학개미 ②기업의 해외 투자 ③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④외국인 매도 등 4가지가 일제히 원·달러 환율을 밀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3월 들어 나타난 원화 약세는 ‘중동 전쟁’이라는 외부 요인에 강하게 영향받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작년 4분기와 비교해 보면 네 가지 요인 중 ‘외국인 매도’만이 굉장히 두드러지고, 최근 환율을 밀어올리는 거의 단일 요소일 정도”라며 “결국 전쟁 문제가 해소되고 외국인들이 복귀하면 다시 적정 범위로 환율이 돌아올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외국인은 3월 한달간 유가증권시장(KOSPI)에서 총 35조원 넘게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였던 2월 순매도액(2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시장 관계자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작용해 달러 환전 수요가 커졌는데, 그간 수익률이 높았던 한국 장에서 우선 수익 실현을 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거셌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 작년 4분기 ‘역대 최대’ 환율 방어… “지금은 실탄만 없앨 우려”
최근 환율이 중동 전쟁의 확산 여부에 따라 오르내리는 만큼, 정부 메시지나 정책으로 시장을 통제하기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말 한마디에도 시장이 출렁이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구두개입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실개입도 지난해 4분기에 적극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공개한 ‘외환당국 순거래’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지난해 4분기 시장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서 224억67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공개한 2019년 3분기 이후 역대 최대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상황에서는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실개입을 하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수급 문제가 아닌 대외 문제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외환 보유고를 동원하면, 효과는 없고 실탄만 소진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올해 2월 말 외환보유액은 4276억2000만달러다. 시장에선 4000억달러 선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인식하는 만큼 당국이 대규모 실개입에는 신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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