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30년 만기인데”… 집값 안정 효과 제한적, 서울 외곽만 타격
||2026.04.01
||2026.04.01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하나로 다주택자, 임대사업자의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면서 이 대책이 집값 안정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이재명 대통령도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들의 대출 만기 연장을 ‘혜택’이라며 불공정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런 혜택을 제거하면 주택 매물이 늘어나 집값 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이번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 영향받는 사람 ‘제한적’
이번 대책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는 가장 주된 이유는 현재의 아파트 담보대출 구조 때문이다. 정부는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개인과 임대사업자(개인·법인)가 보유한 수도권과 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한다고 했다. 지난해 6·27 대책에서 다주택자에 대해 신규 대출을 금지했고, 9·7 대책에서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신규 대출을 막은 이후 만기 연장까지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아파트 주담대는 이미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따라 대부분 장기 원리금 분할 상환 방식으로 만기가 20~30년까지로 전환된 상태다. 대표적인 것은 2015년 시중은행 16곳에서 출시된 ‘안심전환대출’이다. 이는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금융정책과장 시절 주도했던 정책 대출 상품으로 기존의 변동금리·일시상환 방식 주담대를 장기 고정금리·분할상환 방식으로 바꿨다. 만기를 최장 30년까지 선택할 수 있었는데 1차와 2차에 각각 20조원 한도가 빠르게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안심전환대출은 2015년 최초 출시 후 2019년 서민형으로 재출시됐다. 서민형 상품은 부부 합산 소득 제한과 1주택자로 한정됐었지만 2015년 상품에선 다주택자도 받을 수 있었고 소득 제한도 없었다. 현재도 신규 취급되는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5년 이상 고정금리와 장기 원리금 분활방식 형태로 대출이 나간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보통 만기가 30년으로 설정된 대출이 많아 만기 연장 규제의 영향을 받는 주택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임대사업자가 아파트 담보로 시설 보수 자금(운전자금) 대출 등을 받을 때 몇 년 단위로 만기 일시 상환 구조로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대출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선 다수의 아파트 담보대출이 20~30년 이상 장기 계약으로 계약서를 쓴 상태라 이번 대책의 실효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 강남·마용성은 대출도 없어
강남과 마포, 용산, 성동 등 집값의 기준이 되는 지역도 이번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사정권에서 벗어난다. 전체 집값에서 대출 비율이 적고, 대출 만기 연장이 안 되더라도 고액 전세 등 임차 자금으로의 전환이 가능한 지역이어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울 한강 이남 11개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8억677만원을 기록해 통계 이후 처음 18억원을 넘었다. 강남 3구는 전용면적 59㎡ 평균 매매가도 2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정부가 10·15 대책에서 수도권·규제지역 내 2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담대 한도를 2억원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대출 만기 연장 금지가 정책적 효과를 내기에는 쉽지 않은 구조라는 의미다.
다만, 기존 임대사업자가 등록한 임대주택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2004년 도입한 임대사업자는 최장 10년의 의무 임대 기간을 유지하고 임대료 상한(연 5%)을 지키면 세금 혜택을 받는 제도였다. 2020년 아파트에 대한 임대사업자 제도가 폐지됐지만 기존에 등록해 아직 말소되지 않은 아파트 임대사업자가 있다. 임대주택 등록 기준이 ‘공시가격 6억원 이하’여서 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에 몰려 있는 것으로 시장에선 분석한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고가 주택은 대출이 거의 없고 대출이 있더라도 만기 연장이 안 되면 더 비싼 전세를 줘도 세입자들이 들어오는 인기 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아 정책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오히려 전세를 끼든, 월세를 받든 임차인의 보증금과 은행 대출을 모두 받아서 산 서울 외곽과 경기도 지역의 주택들이 만기 연장 금지의 영향을 받아 매물로 나오거나 경매로 넘어가 서민들의 고충이 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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