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기판’ 잘 나가는데… ‘나프타 리스크’ 변수
||2026.04.01
||2026.04.01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고성능 부품 시장이 호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프타 수급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그동안은 생산능력(캐파) 부족이 주요 병목으로 꼽혔는데, 최근에는 화학소재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리스크가 반도체 기판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로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제품 생산의 핵심 원료로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다. 한국은 나프타 수요의 약 45%를 수입에 의존하며 이 중 중동산 비중이 70%를 웃돈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와 나프타 물동량의 핵심 통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공급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반도체 기판은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핵심 부품으로 고성능 서버용 제품일수록 다층 구조와 미세 공정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ABF(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 에폭시 레진 등 주요 소재는 대부분 석유화학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나프타는 이들 소재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과 프로필렌 생산의 출발점이다. 가격 변동이나 수급 불안이 곧바로 원가와 생산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FC-BGA 등 고부가 기판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기업에는 민감한 변수다. AI 서버용 기판은 고집적·고신뢰성이 요구되는 만큼 소재 품질 의존도가 높고 특정 소재에 대한 공급 집중도도 높은 편이다.
기판의 핵심인 절연층과 빌드업층에는 ABF(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 등 고기능성 소재가 사용된다. 반도체 기판은 단순한 ‘판’이 아니라 다층 구조의 정밀 화학제품이라는 점에서, 나프타 수급은 소재 가격과 생산 안정성에 직결되는 변수로 꼽힌다. 반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는 세라믹과 금속 소재 비중이 높아 나프타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같은 반도체 부품이라도 소재 구조에 따라 리스크 수준이 달라지는 셈이다.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나프타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소재 가격 상승뿐 아니라 공급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실제 현재 AI 서버용 부품은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일부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MLCC 등 일부 부품은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수요가 워낙 강해 원가 부담을 흡수할 수 있는 구간이지만, 소재 수급까지 흔들리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캐파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 다음 병목은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differenc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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