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출입 풀었지만… 카페·식당 ‘확산 주춤’
||2026.04.01
||2026.04.01
반려동물과 음식점·카페 동반 출입이 3월부터 법적으로 허용되면서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방문객 증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제도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비용과 관리 부담이 커지면서 도입을 주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개정된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라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은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개와 고양이의 동반 출입을 허용할 수 있게 됐다. 시행 초기 현장 혼선이 이어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9일 현장 점검과 간담회를 거쳐 운영 기준을 보완했다.
개선안에는 예방접종 확인 절차 간소화와 시설·운영 기준 완화가 포함됐다. 기존 서류 확인 중심이던 접종 확인은 QR코드 제출과 현장 기재 방식까지 확대됐고, 반려동물을 케이지에 두거나 안고 있는 경우 별도의 거리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목줄 사용 시에도 다른 이용객과 접촉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설비 기준도 완화됐다. 케이지·목줄 고정장치·전용 의자 중 한 가지만 갖추면 되고, 이용객이 유모차나 케이지를 지참한 경우 추가 설비 없이도 운영이 가능하다. 조리공간 차단을 위한 칸막이도 이동형·접이식 등 다양한 형태가 허용됐다.
그럼에도 식당과 카페 업계는 반려동물 동반 입장 허용에 신중한 모습이다.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방문객 증가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면 확대 여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스타벅스는 전체 2100여개 매장 중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더북한강R점’과 ‘구리갈매DT점’을 운영해왔다. 3월 1일부터 20일까지 두 매장의 방문객 수는 전월 동기 대비 약 10% 증가했으며, 2025년 기준 누적 방문객 수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해당 매장에서는 반려동물 전용 음료 ‘퍼푸치노’도 제공되고 있다. 퍼푸치노는 펫 밀크를 거품 형태로 만든 100밀리리터(㎖) 용량 음료로, 반려동물 동반 이용객이 1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로 제공된다. 스타벅스는 이를 위해 ‘반려동물 사료 즉석조리 판매 서비스’ 실증 특례를 승인받는 등 관련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할리스는 공덕경의선숲길점과 다산제이원점 두 곳에서 반려동물 동반 출입 매장을 운영 중이다. 다만 전면 개방 대신 특정 공간을 분리해 운영하고, 맹견 제한 및 10킬로그램(㎏) 이하 예방접종이 완료된 반려견만 출입을 허용하는 등 안전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도 매장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커피빈, 컴포즈커피 등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아직까지 반려동물 동반 출입 허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제도 운영에 따른 책임 부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동반을 허용할 경우 예방접종 확인, 이동 통제, 위생 관리 등 추가 관리가 필요하며, 기준 위반 시 시정명령이나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소규모 매장은 설비 투자 비용과 현장 관리 부담이 동시에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페업계 한 관계자는 “고정장치나 칸막이 설치 비용도 부담인데, 이용객이 반려동물을 통제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대응이 쉽지 않다”며 “사고 발생 시 책임까지 고려하면 도입을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도 이용객 간 갈등 가능성과 규제 리스크를 이유로 도입을 꺼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제도 시행 전에는 비교적 자유롭게 운영되던 펫 프렌들리 매장도 기준이 구체화되면서 오히려 맞추기 어려워졌다는 반응이 있다”며 “과태료나 영업정지 등 리스크를 고려하면 허용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보는 점주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 카페 관계자는 “조건이 완화됐다고 해도 관리 부담이 크고, 사고 발생 시 손실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며 “위생 문제나 고객 간 갈등 가능성도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규제 중심 접근보다 점포 자율에 맡기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장수 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규제가 완화됐더라도 반려동물 동반 입장을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매장이 많다”며 “운영 부담과 책임이 커지면서 업주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절차가 간소화됐음에도 매장 내 반려동물 출입 자체를 리스크로 보는 인식이 여전하다”며 “단속 부담과 고객 간 갈등, 추가 비용 등을 고려하면 ‘잘해도 본전, 못하면 손실’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점포 자율 중심으로 운영해야 제도가 안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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