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무이자할부… 카드사 할부 수익 사상 최대
||2026.04.01
||2026.04.01
#. 최근 가전제품을 구매한 직장인 김모씨는 6개월 무이자 할부를 기대했지만 막상 결제 단계에서 일부 구간에 이자가 붙는 ‘부분 무이자’ 조건을 안내받았다. 예전과 달라진 혜택에 당황했지만 결국 할부 결제를 선택했다. 이자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당장 다음 달 생활비를 감당하기 빠듯한 상황에서 선택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이자 할부 혜택이 축소되는 가운데 카드사 할부수수료 수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본업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이 수익 보전에 나서면서 무이자 혜택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의 할부카드 수수료 수익은 3조60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3조4580억원 대비 4.2% 증가한 규모다.
카드사 할부수수료는 2022년 이전까지만 해도 2조원 안팎에 머물렀다. 2023년 처음으로 3조원대를 넘어선 뒤 줄곧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전반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과거 일반적으로 제공되던 6개월 무이자 할부는 대부분 ‘부분 무이자’ 방식으로 대체됐고, 2~3개월 무이자 혜택도 업종별로 차등 적용되는 추세다.
반면, 할부수수료 상단 이자는 법정최고이자율(20%)에 육박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카드사 할부 수수료율은 7.90~19.90% 수준이다. 무이자 할부 축소와 맞물려 소비자 이자 부담이 사실상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가 8639억원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이어 신한카드 6777억원 ▲롯데카드 5834억원 ▲현대카드 4989억원 ▲KB국민카드 4886억원 ▲우리카드 2684억원 ▲하나카드 222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수익을 낸 삼성카드는 과거 신한카드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유지해오기도 했다. 그러다 2021년 이후 무이자 할부를 축소하며 할부수수료 수익을 빠르게 확대해왔다.
특히 삼성카드는 2021년 7월 이후 할부수수료율 하단을 10% 수준으로 유지하며 주요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적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정책이 수익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할부 이용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소비 여력이 줄어든 가운데 일시불 대신 할부를 선택하는 수요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할부수수료 확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본업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수익 구조를 재편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전통수익원이 줄어들면서 카드사들이 할부 영역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실제 카드사 7곳의 지난해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총 5조3696억원으로 2024년 5조6032억원 대비 4.2%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수익 기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무이자 할부를 과거처럼 제공하기 어려워졌다”며 “무이자 혜택 축소에도 소비자들이 지출 분산 차원에서 할부 결제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대현 기자
jd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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