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51마리 남았는데"…트럼프, 석유 위해 멸종위기종법 면제 추진 논란
||2026.03.31
||2026.03.31
[디지털투데이 AI리포터]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만 연방 해역의 석유·가스 개발을 멸종위기종법(ESA) 규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갓 스쿼드'(God Squad)로 불리는 멸종위기종위원회 소집을 추진한다.
31일(이하 현지시간) IT 매체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이번 논의의 핵심은 멕시코만 연방 해역의 화석연료 사업 전반에 대해 바다거북과 라이스고래 등 멸종위기종 보호보다 에너지 생산 확대를 우선할 수 있는지 여부다. 라이스고래는 현재 개체 수가 약 51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그 버검(Doug Burgum) 내무장관은 위원회 개최 계획을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적용 대상 사업이나 '비상조치' 적용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약 50년의 역사 동안 이 위원회가 규제 완화를 승인한 사례는 두 차례에 그친다.
논란의 중심에는 '국가안보' 논리가 있다. 비영리단체 생물다양성센터가 회의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자, 행정부는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멕시코만 석유·가스 개발을 예외로 둘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연방 법원은 지난 28일 회의 중단 요청을 기각했다. 생물다양성센터 측은 법원 판단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면제 추진이 전례 없는 시도라고 지적한다. 그동안 어떤 행정부도 멸종위기종 보호를 국가안보 예외로 우회하려 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원유 생산이 이미 높은 수준에 이른 상황에서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해 멕시코만 연방 해역에서는 하루 약 190만 배럴의 원유가 생산됐으며, 이 과정에서도 ESA는 적용돼 왔다. 현행 제도는 개발 자체를 금지하기보다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절차적 정당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지그문트 플래터(Zygmunt Plater) 보스턴칼리지대 로스쿨 교수는 해당 위원회가 본래 "대안이 없고 인간 복지가 긴급하게 위협받는 경우에만 사용하는 제한적 예외 장치"라며, 이번 추진 방식은 기존 운영 취지와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부가 위원회 결정 과정에서 필수적인 '증거 심리'를 생략하겠다고 밝힌 점도 비판을 키우고 있다.
법 해석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진다. 내무부 측은 국가안보 판단이 내려진 만큼 별도의 면제 신청 절차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학계에서는 정식 신청과 검토 절차 없이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환경 영향에 대한 우려도 크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앞선 생물학적 의견서에서 선박 충돌 위험이 라이스고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석유·가스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다양한 해양 생물에 만성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010년 BP 딥워터 호라이즌 사고와 같은 대형 유류 유출 위험도 여전히 거론된다.
정치적 배경을 둘러싼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 유가 대응보다는 에너지 업계에 대한 정책적 신호에 가깝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전문가들은 면제 범위가 넓을수록 법적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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