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에… 인권위원장 “매우 신중해야”
||2026.03.31
||2026.03.31
촉법소년 상한연령(형사 책임 연령)을 현행 만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방안과 관련해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31일 성명을 통해 “아동은 단지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받고 성장할 권리를 가진 인격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촉법소년 상한연령을 내려야 한다는 주된 근거인 소년 범죄의 증가나 저연령화, 흉포화 등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부터 살펴야 한다고 안 위원장은 주장했다. 10~13세 저연령 소년범죄는 장기적으로 볼 때 감소 또는 정체 추세를 보여 왔고, 소년범죄에서 가장 큰 비중은 여전히 경미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촉법소년 상한연령 하향에 따른 소년범죄 예방 효과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안 위원장은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오히려 형사 미성년자를 조기에 형사 사법 체계에 편입시키면 낙인과 사회적 배제, 보호·교육의 기회 상실로 더 높은 재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다수의 연구에서 지적되고 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특히 촉법소년이 ‘법의 보호막 뒤에 아무런 제재 없이 숨고 있다’는 인식은 현행 제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봤다. 그는 “10세 이상은 보호관찰, 시설 감호 위탁, 단기 소년원 송치 등 자유와 행동이 엄격히 제한되는 소년보호처분이 적용될 수 있고, 12세 이상은 최대 2년까지 장기 소년원 송치도 가능해 실질적 형벌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이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촉법소년 상한연령 하향 논의가 정작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근본적 질문을 뒤로 밀어내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된다”며 “소년범죄 예방의 핵심은 돌봄, 교육과 복지, 정신 건강 지원, 위기 가정에 대한 조기 개입과 맞춤형 지원 체계를 촘촘히 구축하는 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촉법소년 상한연령 하향 관련 공론화 과정이 ‘소년범죄를 엄벌해야 한다’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교육·돌봄·복지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묻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소년 사법을 둘러싼 환경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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