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이어 아날로그칩까지…반도체 가격 줄인상에 中 조용히 웃는 이유
||2026.03.31
||2026.03.31
[디지털투데이 홍진주 기자]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가격 인상 압력이 확산되면서, 중국 아날로그 칩 업체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보조를 맞춰 가격 인상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성숙 공정 중심의 중국 업체들에 점유율 확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노보센스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NOVOSENSE Microelectronics), SG마이크로(SG Micro), 포티오르 테크놀로지(Fortior Technology), 헤일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Halo Microelectronics), 실란 마이크로 (Silan Micro) 등 중국 기업들은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이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TI), 아날로그 디바이스(Analog Devices), NXP 반도체(NXP Semiconductors),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 온 세미컨덕터(ON Semiconductor),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 등 글로벌 업체들의 인상 기조와 맞물린다.
특히 TI는 4월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85% 올리는 인상안을 시행할 예정이며, 노보센스는 고객사에 가격 조정을 통보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웨이퍼와 패키징 투입재 등 핵심 소재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날로그 칩은 소리·온도·빛처럼 연속적인 실세계 신호를 처리하는 반도체로, 데이터센터 전력관리, 전압 조정, 신호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상단(원자재·공정) 비용 상승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가격 압력이 반도체 공급망 전체로 전이되고 있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가 대표 사례였지만, 업계 구조상 영향이 다른 품목으로도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클리퍼드 커즈는 이러한 환경에서 중국이 성숙 공정 경쟁력을 기반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날로그 칩은 최첨단 공정보다는 정밀도가 중요한 성숙 공정에서 주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 등으로 선단 공정에서는 뒤처져 왔지만 성숙 공정에서는 생산능력을 꾸준히 키우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22~40나노미터(nm) 구간의 글로벌 생산능력에서 중국 비중이 2024년 25%에서 2028년 42%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파운드리의 확장도 가속화되고 있다. SMIC는 월 100만장 이상의 생산능력과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화홍 역시 사실상 풀가동 상태다. 가격 상승 국면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여지가 생긴다는 평가다.
다만 공급 확대 속도는 제한적이다. 성숙 공정 특성상 제품 성격이 범용화돼 있어 대규모 투자에는 장기 계약이 필요하고, TSMC와 삼성전자등 주요 파운드리가 첨단 AI 칩 생산에 집중하면서 아날로그 생산 여력은 더 빠듯해지고 있다.
비용 측면에서는 화학물질·가스·에너지·물류 전반이 오르며 파운드리가 인상분을 고객사에 전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커즈는 아날로그 칩 가격 상승의 핵심 우려가 비용 자체라기보다, 하류(완제품) 제조업체가 생산 일정을 유지할 만큼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핵심 변수가 가격보다 공급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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