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요약은 혁신은 아니다 [줌인IT]
||2026.03.31
||2026.03.31
네이버와 카카오가 커머스와 콘텐츠, 메신저 등 다양한 서비스에 AI를 결합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차갑다. 이유는 단순하다. 두 회사가 보여주는 AI가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혁신이라기보다 기존 서비스를 덜 불편하게 만드는 보조 기능에 가까워서다.
리뷰를 요약하고 상품을 추천하고 검색을 대신하는 기능은 편리하다. 하지만 놀랍지는 않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범용 AI를 통해 이미 경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름은 에이전트지만 체감은 ‘추가기능’에 가깝다. 새 시장을 열어 매출 규모를 키우겠다는 구상보다 유튜브·인스타그램·챗GPT로 새어나가는 트래픽과 체류시간을 붙잡겠다는 의도가 더 짙어 보인다.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가 구글이나 오픈AI처럼 매년 수십조원을 쏟아붓는 인프라 전쟁을 벌이기는 어렵다. 하지만 시장은 그런 그들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오히려 대규모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적을수록 더 분명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이렇게 글로벌 빅테크의 범용 서비스를 쪼개 ‘특화 AI’라고 내놓는 수준에 머문다면 시장이 네이버·카카오라는 국내 양대 IT 기업에 기대를 줄 이유가 없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해 12월 한 팟캐스트에서 “기존 방식에 AI를 덧대는 식으로는 AI 중심으로 설계된 제품만큼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존 서비스에 AI를 얹는다고 해서 곧바로 혁신으로 평가받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제 막 시작했다는 항변도 큰 의미가 없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6000선을 넘긴 강세장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시장의 기대를 온전히 받지 못했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에게 주가와 기업가치 하락을 따져 물은 배경이다.
AI를 붙였다는 사실은 더 이상 기업가치를 올릴 호재가 아니다. 중요한 건 AI 때문에 이용자의 행동이 실제로 바뀌었는지, 그 변화가 새로운 매출로 이어졌는지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증명해야 할 것도 그뿐이다. 리뷰를 요약하고 상품을 추천하는 수준을 넘어 더 많은 이용자가 하루 종일 꾸준히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다는 점을 시장이 체감해야 한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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