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악재로 증권가 싸늘한데… 한화證만 “매수”, 계열사라서?
||2026.03.31
||2026.03.31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의 신뢰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를 두고 부정적 평가를 내린 타 증권사와 달리, 유일하게 ‘매수’ 의견을 제시하면서다. 내부 개입 없이 애널리스트 판단에 따라 작성한 결과라지만, 한화솔루션 외 다른 그룹 계열사에 대해서도 우호적 평가를 유지해 리서치센터가 독립적으로 작동되는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27일 한화솔루션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같은 날 한화솔루션 리포트를 발간한 DS·DB·삼성·미래에셋 4개 증권사와 다른 결정이었다.
DS투자증권은 ‘매도’를, DB·삼성·미래에셋은 ‘중립’을 내놓으며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업계 관행상 리포트 매도 의견을 잘 내지 않고 중립을 사실상 매도 신호로 내비치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투자증권의 매수 의견은 우호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한 증권사들이 한화솔루션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건 대규모 차입금 상환용 유상증자를 발표한 영향이다. 한화솔루션은 26일 장중 2조4000억원 규모(7200만주)의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조달액 중 1조5000억원을 부채 상환에, 9000억원 시설자금에 사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유상증자는 발행주식 수를 늘려 주주 지분가치를 희석해 주가 악재로 작용한다. 조달한 자금을 신사업에 투자한다면 주가가 오르기도 하지만 한화솔루션은 조달액 상당 부분을 ‘미래 투자’가 아닌 빚을 갚는 데 쓴다고 해 시장 반응은 더 냉담했다.
예상치 못한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에 한화솔루션 주가는 폭락했다. 26일 18.32%, 27일 3.13% 하락한 뒤 이날 2.66% 올랐으나 3거래일간 하락 폭은 18% 이상이다.
DS투자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미미하다”면서 “1조5000억원의 자금 상환으로는 차입금을 의미 있게 축소할 수 없고 남아 있는 차입금을 줄이려면 또 다른 방식의 자금조달도 가능하다”고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을 짚었다.
삼성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채무상환과 3년 후 상업화 계획 중인 신제품에 투자를 계획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가 보유한 지분은 41.9%가 희석돼 순부채가 감소한다고 해도 지분 희석 영향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필요했던 자금조달, 업황 회복 및 기술 확보가 관건”이라고 짚으면서 “(태양광) 업황 반등이 늦어질 경우 증자 효과는 재무구조 개선에만 그치고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할 리스크 존재하지만,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자립 니즈 강화로 미국을 포함 글로벌 태양광 수요는 견조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그룹 계열사에 대한 우호적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3개월간 계열사 7곳(한화·한화생명·한화솔루션·한화손해보험·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엔진·한화오션)에 대해 10개 리포트를 발간했는데 100% 모두 투자의견 매수였다. 같은 기간 한화투자증권이 커버리지 종목에 대해 투자의견을 낸 리포트 231개 중 중립이 25개(비중 10.8%)였던 것과 차이가 크다.
문제는 투자의견 중립 이하로 평가받는 계열사에 대해서도 우호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이다. 한화투자증권이 매수(4점)로 평가한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솔루션 3곳은 다른 증권사로부터 중립에 가까운 의견을 받았다.
투자의견 점수는 2점 매도, 3점 중립, 4점 매수로 구성되는데 이들 3곳의 증권사 전체 투자의견 점수는 평균 3.53점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이 다른 증권사보다 높은 점수를 부여한 셈이다. 반면 계열사의 경쟁 기업에 대해선 엄격했다. 한화투자증권은 3개월간 한화생명의 경쟁사인 삼성생명에 대해 3차례 모두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게 맞는지 의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협회 규정상(IR·조사분석 업무처리강령) 애널리스트는 소속 증권사, 분석대상 기업,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조사분석 업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리서치센터도 엄연히 내부 조직이라서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애널리스트 출신 한 금융투자회사 임원은 “애널리스트들이 (매수 리포트를 내도록) 압력을 받진 않지만, 보이지 않는 눈치가 존재한다”며 “그룹 계열사의 경우 주가가 내리면 나중에 유상증자할 때 성공률이 낮아지다 보니 투자의견에 대해 원래 줘야 할 점수보다 좀 후하게 주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 리서치센터가 100% 독립적으로 운영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문제는 그룹 차원의 악재로 번지고 있다. 한화솔루션 소액주주들은 금융감독원에 한화솔루션 유상증자를 중점 심사해 달라는 탄원서를 냈고, 여론이 악화하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경영진은 유상증자 주식 42억원어치를 매수한다고 밝힌 상태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리서치센터 독립성에 이상 없단 입장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리포트와 투자의견은 애널리스트의 독립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한다”며 “이번 (한화솔루션에 대한) 투자의견 또한 시장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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