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 ‘실용 정부’인데… 탄핵, 꼭 필요한가
||2026.03.30
||2026.03.30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열 달이 다 되어간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유연한 실용 정부”를 내세웠다. 일정 부분 현실화된 것은 사실이다. 60%를 웃도는 지지율이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정치의 흐름을 돌아보면 다른 장면도 있다. 윤석열 정부 시기 더불어민주당은 유독 탄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부 출범 10개월 만인 2023년 2월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을 시작으로 안동완 검사, 손준성 차장검사 등 탄핵이 이어졌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포함하면 탄핵안은 총 3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결정이 내려진 것은 12·3 비상계엄을 계기로 탄핵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두 건에 불과하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기 전까지 국회를 통과한 탄핵안 9건을 모두 기각했다.
일부 탄핵안은 법적 근거가 부실한 채 발의되기도 했다.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은 근거가 된 법의 이름을 잘못 적었다가 철회와 재발의를 거쳤다. 충분한 검토 없이 탄핵안을 제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최근 들어 탄핵 움직임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여권 의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 모임을 발족했고, 이미 112명의 의원이 탄핵안에 서명했다. 탄핵 발의 요건인 ‘재적 의원 3분의 1′을 넘긴 상태다.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5월 대법원의 판결에서 비롯됐다. 당시 대법원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이를 두고 탄핵안에는 “총칼 대신 판결문을 동원한 현대판 사법 쿠데타”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갈등은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를 강하게 비판하며 탄핵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의회 연설에서는 연방대법관들과 악수를 나누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정치와 사법의 긴장은 어느 나라에서든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입법부가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사법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정치권의 선택은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장 탄핵이 현실화되더라도 헌재에서 인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 과정에서 사법부 혼란과 사회적 비용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용 정부’라면 실익보다 비용이 큰 선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갈등을 키우는 정치가 아니라, 제도의 안정성과 신뢰를 높이는 방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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