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효과 미래에셋, 순익 1위 놓고 한투와 진검승부
||2026.03.30
||2026.03.30
미래에셋증권이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증권업계 순이익 선두를 탈환할지 주목되고 있다.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 성과와 브로커리지 호조를 발판으로 업계 최대 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미래에셋증권이 순이익 1위를 한 건 2020년이 마지막. 다만 한투의 저력도 만만치 않아 남은 9개월간 실적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순이익 시장 예상치는 8862억원으로 작년 1분기 순이익 2582억원 대비 243.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 1분기 순이익 추정치 5603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많다. 아직 전망치이긴 하나 이대로라면 2020년 이후 6년 만에 1분기 순이익 1위를 탈환하게 된다.
증권업계 ‘빅2’로 불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간 경쟁은 오래전부터 치열했다. 대우증권과 합병하고 나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미래에셋증권은 200억~300억원 차이로 한국투자증권을 맹추격했고, 2020년 8343억원의 순이익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듬해 한국투자증권에, 그리고 2023년에는 메리츠증권에 1위를 내줬다. 특히 2023년엔 순이익 3379억원으로 업계 7위까지 추락했다. 2024·2025년엔 한국투자증권이 조단위 순이익 기록을 연달아 경신하는 걸 지켜봐야 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는 게 시장 전망이다. 현재까지 예상 연간 순이익은 미래에셋증권 2조2097억원, 한국금융지주 2조699억원 수준이다.
분위기 반전 동력은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다. 미래에셋증권은 2022년부터 계열사 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벤처투자와 함께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X(옛 트위터), xAI 등 3곳에 총 610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한 스페이스X 등의 평가가치는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스페이스X는 6월 뉴욕증시 상장을 목표로 한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커지면 미래에셋증권의 평가이익도 늘어나게 된다. 지난 2월 xAI와의 합병 과정에서 평가받은 스페이스X 기업가치는 1조2500억달러(약 1880조원)다. 시장에선 IPO 완료 후 1조7500억달러(약 2640조원)까지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스페이스X와 xAI 합병 관련 평가이익을 1조4000억원 규모로 반영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분간 엑시트 계획이 없어 스페이스X 상장 이후엔 주가에 연동된 평가손익을 인식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은 점도 미래에셋증권에 우호적으로 다가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수탁수수료 수익 기준으로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11.8%로 업계 1위다. 증시 거래대금이 늘어나면 관련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다. 올해 1~3월(26일) 기준 주식시장 일평균거래대금은 62조5395억원으로 지난해 일평균거래대금(25조6796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추정 브로커리지 등 수수료 손익은 1조7140억원으로 전년(1조1860억원) 대비 44.5% 크다. 컨센서스 증권사(한국금융·키움·삼성)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계열사 한국투자파트너스는 글로벌 대형 비상장사인 스페이스X·xAI·앤트로픽·람다에 약 3500만달러(앤트로픽 투자 시점 환율 환산 추정)를 투자했고 IMA 발행을 통한 고수익 투자자산 발굴 등 이익을 늘릴 여건도 충분하다. 증권사 앱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도 265만명으로 불어나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 가능성도 커졌다. 1분기 순이익은 미래에셋증권에 밀리긴 하나 2분기 전망치는 5505억원(지주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5532억원)과 비슷하다.
증권가에선 증시 거래대금 경쟁 여부와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얼마나 될지가 순이익 1위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브로커리지 점유율이 높고 스페이스X 투자 규모가 더 큰 미래에셋증권에 더 우호적인 건 사실이지만, 풍부한 자기자본, 투자은행(IB) 경쟁력, 운용사 높은 실적 등 반복 가능한 이익 기반은 한국투자증권이 더 낫단 분석이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인 이익 체력은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가 더 탄탄하지만, 올해는 미래에셋증권이 높은 리테일 점유율과 스페이스X 등 비상장 투자자산 평가이익에 힘입어 순이익 격차를 크게 좁힐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평가이익은 변동성이 큰 일회성 성격이 강해 실제 순위는 관련 자산 가치 반영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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