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기업 상장 작업 재점화…‘실적·미래가치’ 시험대
||2026.03.30
||2026.03.30
국내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준비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 특화 AI부터 영상 분석, 생성형 AI, 반도체 팹리스까지 사업 영역은 다르지만, 기술력을 앞세워 자본시장의 평가를 받을 시점에 들어서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아직 국내 AI 업계 전반의 수익 모델이 완전히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업별로 확보한 투자금과 매출 성장세는 상장 심사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근거가 되고 있다.
올해 AI 기업들 중 IPO 준비 작업 선두에 선 것은 마키나락스다. 마키나락스는 이달 25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지난해 기술성 평가에서 A·A 등급을 받았다. 공모 주식수는 263만5000주, 희망 공모가는 1만2500원~1만5000원이며 공모 예정 금액은 약 329억~395억원 규모다. 2017년 설립된 마키나락스는 제조·국방·로봇 등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AI 운영체제(OS) ‘런웨이(Runway)’ 등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2018년 1억6000만원이던 매출은 2025년 114억6000만원까지 증가했다. 다만 영업손실이 매년 100억원대 규모를 이어가고 있어 수익성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비전(Vision) AI 및 생성형 AI 기업인 인텔리빅스는 이달 24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영상 분석 기반 안전 AI를 주력으로 하는 이 회사는 비교적 뚜렷한 수익 구조를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2025년 매출 467억원, 영업이익 50억원, 당기순이익 54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2026년에는 매출 700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능형 관제 시장 점유율 68.5%를 기반으로 AI 기업 가운데 보기 드문 ‘실적 기반 상장’ 사례로 평가된다.
생성형 AI와 기업용 거대언어모델(LLM) 분야에서는 업스테이지가 상장 후보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LLM ‘솔라(Solar)’를 기반으로 기업용 AI 시장을 공략하며, 2025년 8월 시리즈B 브릿지에서 620억원을 유치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74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고, 누적 투자금은 2100억원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상장 전 기업가치가 2조원 안팎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상장 후 가치는 5조원 규모까지 점쳐진다. 다만 이 분야는 구조적으로 비용 부담이 큰 만큼,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기술력과 확장성이 주요 평가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을 노리는 AI 분야 기업들 중 가장 덩치가 큰 곳은 AI 반도체 팹리스쪽에 있다. 이들은 시장의 기대에 힘입어 상장 시계를 앞당기고 있다. 리벨리온은 2025년 9월 34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조9000억원을 인정받았고, 누적 투자금은 65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사피온과의 합병을 통해 체급을 키운 뒤 코스피 직행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퓨리오사AI 역시 주관사 체제를 갖추고 IPO 시점을 조율 중이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칩 양산과 고객사 확보를 통해 기술을 매출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밖에 AI 검색 및 에이전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너도 최근 IPO 준비 대열에 합류했다. 글로벌 사용자 확보에 주력해온 라이너는 2024년 10월 270억원 규모 시리즈B2 투자를 유치했고, 누적 투자금은 440억원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주관사 선정에 착수하며 상장 절차를 시작했다. 검색 기반 AI 서비스라는 실용 영역에 집중해온 만큼, 사용자 기반을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결국 국내 AI 기업 IPO 시장에서 산업 맞춤형 AI 기업은 고객사와 매출을 중심으로 한 ‘실적 검증’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고, LLM과 반도체 기업은 기술력과 확장성을 기반으로 한 ‘미래 가치’ 중심으로 평가받는 모양새다. 결국 시장은 AI라는 트렌드만으로는 부족하며, 무엇을 만들었고 얼마나 팔았는지를 묻고 있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는 “자본시장의 엄격한 평가를 통과하고 올해 AI 기업 상장 릴레이의 첫 포문을 여는 것에 큰 사명감을 느낀다”며 “대한민국 제조·국방의 독보적인 AI OS로 자리 잡고 있는 ‘런웨이’를 기반으로 산업 전반에서 초생산성을 실현하는 피지컬 AI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종길 기자
jk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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